3라운드 맞대결 당시의 신경전으로 관심을 모았던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외국인 자존심 싸움은 레오(24, 삼성화재)의 승리로 끝났다. 아가메즈(29, 현대캐피탈)와의 한 방 싸움에서 승리를 거두며 팀의 역전승에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레오는 22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NH농협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의 후반기 첫 경기이자 시즌 4라운드 경기에서 41점을 쏟아 부으며 팀의 3-1 역전승을 이끌었다. 삼성화재(승점 42점)는 이날 경기에서 승리함으로써 현대캐피탈(승점 40점)에 잠시 내줬던 선두 자리를 탈환했다.
3라운드 맞대결 당시 판정패를 당했던 기억이 있었던 탓일까. 레오가 펄펄 날며 사실상의 설욕전에 성공했다. 과연 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다운 맹활약이었다. 경기 초반의 부진을 깨끗하게 만회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기량은 물론 냉정함을 유지한 정신력과 집중력이 모두 받쳐줬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세트에서는 부진했다. 4점에 그쳤고 공격 성공률은 33.33%에 그쳤다. 반대편의 아가메즈(8득점. 58.33%)와는 비교되는 성적이었다. 그러나 그대로 주저앉을 레오가 아니었다. 심기일전한 2세트부터 엄청난 활약을 선보이며 팀 역전승을 이끌었다.
2세트에는 11점, 공격 성공률 69.23%의 맹활약이었다. 특히 엄청난 서브로 현대캐피탈의 기를 완전히 죽였다. 레오는 16-17로 뒤진 상황에서 서버로 등장했다. 치열한 승부인 탓에 정확도에 좀 더 주안점을 둘 만도 했지만 레오는 울분을 털어내듯 강서브를 현대캐피탈 코트를 폭격했다. 연속 9개의 서브를 때리면서도 전혀 지친 기색이 없었다. 강한 서브가 네트를 살짝 타고 넘어오는 통에 ‘월드 리베로’ 여오현이 지키는 현대캐피탈의 리시브 라인이 속절없이 무너졌다.
서브 에이스 2개를 곁들인 레오의 강서브 덕에 삼성화재는 현대캐피탈에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은 채 2세트 역전극을 만들어냈다. 결과적으로 경기의 흐름이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레오는 3세트에서도 서브 에이스 2개를 성공시키며 절정의 서브감을 뽐냈다. 3세트에서는 12점을 올렸고 공격 성공률은 76.92%로 더 올라갔다.
에이스의 기가 산 삼성화재는 4세트에서도 기세를 이어가며 경기를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레오는 4세트 마지막 순간에서도 서버로 나와 현대캐피탈의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고 결국 마지막 포인트도 자신이 장식하며 포효했다. 레오의 이날 성적(41점, 공격 성공률 62.5%)은 아가메즈(27점, 46.29%)를 압도하는 것이기도 했다. 레오가 최고 외국인 선수 논쟁에서 다시 한걸음 앞서 나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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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