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한 라이벌전, 천안과 배구팬들 불났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1.22 21: 08

삼성화재의 리그 6연속 우승으로 다소 식는 가 했었던 프로배구의 라이벌전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정상을 지키려 하는 삼성화재와 이를 탈환하고자 하는 현대캐피탈의 ‘명품 라이벌전’이 부활했다. 천안이 들썩였고 하루 종일 배구 팬들이 하나의 화제를 공유하는 광경이 벌어졌다.
창설 10주년을 맞아 흥행몰이에 성공하는 프로배구는 22일부터 후반기 레이스에 돌입했다. 그리고 첫 날부터 가장 큰 흥행카드가 펼쳐졌다. 전반기 선두 현대캐피탈과 그 현대캐피탈을 승점 1점차로 바짝 뒤쫓고 있었던 삼성화재의 ‘라이벌전’이었다.
경기 전부터 팬들의 큰 관심을 불러 모은 한 판이었다. 전반기 삼성화재와의 맞대결에서 2승1패로 우위를 점한 현대캐피탈은 승점차를 벌림은 물론 그간 삼성화재에 대한 수모를 다소나마 갚아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반대로 삼성화재는 이 경기에서 이기면 선두를 탈환함은 물론 상대전적을 대등하게 만들 수 있었다. 가뜩이나 불꽃 튀기는 양 팀의 라이벌 의식에 3라운드에서는 외국인 선수인 아가메즈(현대캐피탈)와 레오(삼성화재)의 신경전까지 겹친 터라 더 큰 관심을 모았다.

경기 전부터 조짐이 심상치 않았다. 경기 시작 전 1시간 30분 전부터 관중들이 경기장을 메우기 시작하더니 1시간 전에는 빈자리가 눈에 띄지 않을 정도였다. 평일임을 감안하면 뜨거운 배구 열기를 자랑하는 천안에서도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결국 이날 경기는 수용인원 5500명보다 훨씬 많은 6325명의 만원 관중 앞에서 벌어졌다. 평일에 만원 관중이 차기는 천안에서도 처음이었다. 좌석을 구하지 못해 경기장 복도에 서서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도 더러 있었다. 현대캐피탈의 올 시즌 최다 관중 기록이 평일에 탄생했다.
경기 내용도 뜨거웠다. 1세트부터 엎치락뒤치락하는 치열한 승부가 벌어졌다. 현대캐피탈은 22-24라는 벼랑 끝에 몰렸으나 문성민의 강한 서브를 바탕으로 듀스를 만들었고 결국 최민호의 블로킹과 문성민의 서브 득점으로 세트를 뒤집으면서 천안 팬들을 열광시켰다. 2세트에는 레오가 펄펄 날았다. 16-17 상황에서 서브를 시작, 서브 에이스 2개를 곁들이며 현대캐피탈의 득점은 ‘17’로 묶어버렸다. 삼성화재의 원정 팬들이 환호했다.
삼성화재가 손쉽게 3세트를 따내며 다소 가라앉았던 분위기는 4세트 들어 현대캐피탈이 힘을 내자 다시 불이 붙었다. 7-7에서 아가메즈의 연속 후위 공격, 그리고 블로킹 득점이 터지자 경기장의 분위기는 절정에 이르렀다. 이후에는 홈팬들의 환성과 탄식이 교차했다. 결국 마지막 순간 삼성화재가 저력을 과시하며 승부를 뒤집었지만 천안 팬들은 아쉬운 듯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올 시즌 상대전적은 2승2패. 두 팀의 다음 맞대결은 오는 3월 9일 천안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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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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