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하게 경기를 끌고 나갔지만 마지막 결정을 짓는 힘이 약했다. 라이벌 삼성화재에 패하며 선두 자리를 내준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이 아쉬움을 드러냈다.
현대캐피탈은 22일 천안에서 열린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서브 리시브 불안을 이겨내지 못하고 1-3로 역전패했다. 1세트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기세를 타는 듯 했으나 2세트부터는 상대 주포 레오를 묶지 못하며 끌려 다녔다. 4세트에도 세트 중반까지는 앞서며 5세트에 희망을 부풀렸지만 삼성화재의 추격을 허용한 끝에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만원 관중 앞에서 당한 패배라 더 쓰라렸다.
김호철 감독은 경기 후 “삼성이 이기고 싶었던 욕망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첫 세트를 어렵게 잡아놓고도 그 리듬을 못 지킨 것이 패인이라고 본다”라면서 “여러 가지 측면이 있었다. 2세트 들어 서브도 떨어졌다. 전체적으로 준비를 했던 부분이 하나씩 엇박자가 나면서 리듬을 상대방에 넘겨줬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경기를 총평했다.

세터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최)태웅이는 빵점이다. 안 들어가는 것이 나았을 뻔했다”라면서 “본인이 너무 잘하려고 했다. 현대캐피탈은 누구 하나의 팀이 아니다. 한 선수, 감독 하나에 이끌려가는 팀이 아니다. 어떤 면에서 본다면 너무 마음만 앞선 경기 운영을 한 것은 아닌가 싶다”고 다소간 불만을 드러냈다.
블로킹을 많이 당한 외국인 주포 아가메즈에 대해서는 “3라운드까지 끝나고 나서 상대방이 루트를 읽었다. 볼의 타점이 살아나면 괜찮다. 그런데 오늘은 세터들이 너무 고집스럽게 그 쪽만 치우쳤다. 리듬이 흐트러지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무릎에 물이 조금 찬 것으로 알려진 문성민에 대해서는 “역시 타점이 살지 않았다. 휴식을 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4라운드 첫 경기다. 시즌의 한 경기이기도 하다.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무장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한 뒤 “지금 당장 선수들에게 이야기하기 보다는 하루 정도 지나고 나면 돌이켜보고 생각해보고 할 테니 그때는 잘했다, 못했다 결론이 나올 것이다. 감독의 말을 수긍할 것이라 생각한다”는 의미 있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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