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시험대에 올랐다.
일본인 투수 다나카 마시히로(26)가 역대 아시아 선수 최고액에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는다. 7년 총액 1억5500만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액수. 여기에 4년 후 FA가 될 수 있는 옵트아웃 조건을 넣었고, 전구단 상대 트레이드 거부권까지 포함시키며 최고의 계약을 따냈다.
양키스는 그 어느 팀보다 다나카를 필요로 했다. 앤디 페티트의 현역 은퇴와 필 휴즈의 이적으로 선발진에 구멍이 생긴 가운데 CC 사바시아가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FA 재계약한 구로다 히로키도 어느덧 40세 베테랑으로 변수가 많다. 지금 당장의 성적과 미래를 위해서는 젊은 에이스가 필요했다.

때문에 다나카에게 예상을 뛰어 넘는 초대형 베팅으로 붙잡는데 성공했다. 다나카와 계약에 성공한 만큼 그가 얼마나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연평균 22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한 만큼 에이스급 피칭을 펼쳐야 한다. 리그 최정상급 활약을 해야 양키스는 대형 투자를 한 만큼 효과를 누리는 것이다.
문제는 양키스가 소속돼 있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가 6개로 나뉘어진 지구 중에서 가장 치열하며 강타자들이 많다는데 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보스턴 레드삭스를 비롯해 탬파베이 레이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양키스와 경쟁하는 팀들이다.
양키스는 지난해 85승77패로 5할2푼5리의 승률을 올리고도 3위에 그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토론토(74승87패·.457)를 제외한 나머지 4개팀 모두 5할2푼 이상의 승률을 올릴 정도로 강한 전력을 자랑한다. 정글 같은 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일단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특히 4개팀 모두 강타자들이 즐비하다. 보스턴 데이비드 오티스, 더스틴 페드로이아, 마이크 나폴리, 셰인 빅토리노, 탬파베이 에반 롱고리아, 제임스 로니, 볼티모어 크리스 데이비스, 아담 존스, 매니 마차도, 토론토 에드윈 엔카나시온, 호세 바티스타, 아담 린드 등이 내로라 하는 강타자들이 포진해 있다.
여기에 홈으로 사용할 양키스타디움을 비롯해 캠든 야즈 오리올파크(볼티모어) 로저스센터(토론토) 펜웨이파크(보스턴) 등 대다수 구장들이 타자친화적이라는 점에서도 다나카의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일본인 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는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기대 만큼 꽃피우지 못했다. 이가와 게이는 양키스의 대표적인 먹튀로 남아있다. 구로다만이 최근 2년간 꾸준하게 활약하며 존재감을 떨치고 있을 뿐이다. 과연 다나카가 죽음의 조라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최고 에이스가 우뚝 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