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뜯어고친다" 강영식, 파격 변신 선언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4.01.23 07: 36

롯데 자이언츠 투수 강영식이 올 시즌 파격적인 변신을 선언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롯데와 4년간 총액 17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한 강영식은 9일부터 사이판 1차 캠프에서 올 시즌을 준비 중이다. 22일 사이판 마리아나구장에서 만난 강영식은 "올 시즌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오른손으로 던지는 건 아니다"고 재치있게 한 마디 덧붙였다.
그가 깜짝 변신을 선언한 이유가 무엇일까. 지금껏 강영식 하면 '불펜 에이스, '새가슴'과 같은 소극적인 이미지가 짙었던 게 사실. 그는 "지금껏 나는 새로운 도전을 해본 적이 없다. 늘 감독님과 코치님의 기준에 맞추려고 했었다"며 "내 생각대로 할 수 없었던 게 아니라 하지 않았다. 작년까지만 해도 나를 바라보는 시선, 기준, 기대에 맞추려고만 했다"고 털어 놓았다.

이젠 다르다. "어쩌면 나 스스로 책임지기 싫었던 것일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 의존하려는 부분도 있었고. 한 평생 선수 유니폼을 입을 수 있는 건 아니다. 후회하고 싶지 않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모든 건 나의 몫이다. 내 행동에 책임을 지겠다".
그렇기에 마운드에서도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각오다. 그는 "지금껏 항상 똑같은 길만 선택했다. 이젠 그 길을 확 열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투구 패턴 또는 볼배합 모두 확 바꿀 생각이다. "어제와 똑같은 걸 오늘도 하고 있는데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똑같은 훈련과 똑같은 투구를 반복하면서 상대 타자를 잡을 수 있을까. 그건 요행일 뿐"이라는 게 강영식의 말이다. 그가 파격적인 변신을 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기 관리 또한 더욱 철저해졌다.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한결같은 모습으로 마운드를 지키는 게 강영식의 소망. 그렇기에 식이 요법, 컨디션 관리 등 모든 부분이 예년과 확연히 달라졌다. 강영식은 말했다. "이젠 하루 세 끼 식사하는 것처럼 몸에 배였다"고.
지난해까지 91홀드를 달성한 강영식은 올 시즌 100홀드 고지 등극을 가시권에 두고 있다. 그는 "남들에게는 100홀드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지만 나 같은 계투 요원에게는 아주 큰 의미가 담겨 있다. 100차례 승리에 기여했다는 의미다. 그만큼 성취감도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영식에게 100홀드는 더 큰 목표를 향한 과정일 뿐. "이젠 욕심이라는 게 생긴다. 100홀드를 넘어 200홀드를 달성하는 게 목표다". 그러면서 그는 "'100홀드를 하고 싶다'는 게 아니라 '달성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든다. 아버지가 되면 그렇게 된다던데 나 또한 그렇다"고 덧붙였다.
그는 쉴때마다 일본 드라마를 즐겨본다. 드라마의 매력에 푹 빠진 게 아니라 일본어를 배우기 위한 수단 가운데 하나이기에. 일본어 회화 공부를 시작한 그는 일본인을 만날때면 한 두 마디씩 건네며 자신이 익힌 걸 활용하기도. 일본 프로야구 중계를 보며 눈과 귀 모두 이해하는 게 강영식의 바람.
강영식은 지인을 통해 일본 프로야구 투수들의 동영상을 공수받기로 했다. "분명히 공통점이 있다. 10명 가운데 9명이 똑같이 하는 게 있다면 그게 바로 정답이다. 그렇게 해서 나만의 투구 자세를 정립하고 싶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강영식이 말했다. "오늘 변하지 않으면 내일도 변하지 않는다"고. 야구는 멘탈 스포츠. 예전과는 확 달라진 그가 마운드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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