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가를 어렵게만 생각하는 사위들의 시대는 갔다. 이젠 친구처럼 다정하고, 때로는 냉정한 잣대로 평가하기도 한다. 장모 얼굴 쪽으로 방귀를 끼고, 혹독한 다이어트를 위해 커플 스트레칭을 하는 것은 기본이다. 아주 장모를 '들었다 놨다' 하는 선수 기질이 가득하다.
지난 23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자기야-백년손님'에서는 남재현, 함익병, 김일중의 처가생활이 공개됐다. 특히 남재현과 함익병은 거리감 있는 기존 사위와 장모 사이를 완전히 깨버린, 친근하고 친구 같은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함익병은 유별난 장모사랑으로 유명하다. 장모의 다이어트를 위해 식단조절을 확실하게 해주고, 혹독한 운동까지 함께한다. 이날 방송에서도 함익병은 춥다며 운동을 거부하는 장모와 거실에서 함께 커플 스트레칭을 했다. 또 아픈 장모를 위해 직접 잔치국수와 탕수육을 만드는 등 요리 솜씨를 뽐냈다.

그러면서 '방귀쟁이'라는 별명에 맞게 장모 앞에서 장난을 치기도 했다. 함익병은 장모의 얼굴에 대고 방귀를 끼는가 하면, 장모의 손, 발톱을 직접 깎아줘 눈길을 끌었다. 또 장모 앞에서도 스스럼없이 옷을 갈아입었고, 장모의 친구가 가지고 온 옷을 자신이 대신 입으며 가져가기도 했다.
함익병은 그동안 장모와 친구 혹은 아들처럼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장모와 말을 놓으며 친 아들처럼 친근하고 푸근하게 다가갔고, 누구보다 장모를 생각하는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는 많은 사위들이 장모와 처가를 어렵고 멀게 생각하는 것과 다른 모습이라 큰 반응을 일으킨 바 있다. '자기야'에 출연했던 많은 사위들(예를 들어 김일중)이 장인과 장모 앞에서 경직됐던 모습이었다면, 함익병은 오히려 장모와 편안한 친구 같은 모습이다.
남재현은 독특한 정신세계로 장모를 대한다. 그도 함익병만큼 장인, 장모와 편안한 사이. 하지만 가끔 못 말리는 엉뚱함으로 장모를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남재현은 꼭 필요한 것만 사오라며 만원을 들려 보낸 장인, 장모가 무색할 만큼 많은 물건을 사서 돌아왔다. 장인 몰래 돈을 숨긴 후, 영수증까지 끊어서 찍을 정도로 치밀한 모습이었다. 특히 그는 지단에 필요한 계란이 아닌 삶을 계란을 사와 장모를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장모가 만든 식혜를 배달하는 심부름 중, 멋대로 이발소에 들러 식혜를 나눠주는 모습도 보였다. 그만큼 처가가 편안하기 때문에 남재현의 엉뚱함까지 다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솔직하고 독특하고, 감동까지 있는 장모와 사위의 관찰카메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자기야'. 앞으로 함익병과 남재현이 또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seon@osen.co.kr
S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