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 생애 첫 리얼리티인 엠넷 '레인이펙트'(연출 신천지)가 총 6주간의 그간 방송동안 볼 수 없었던 있는 그대로의 솔직담백한 모습들을 화면에 담아낸 뒤,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반응은 시청자의 몫으로 남겨뒀다.
지난해 12월 19일 '레인이펙트' 첫 방송을 시작, 집안에 설치된 카메라의 사각지대를 찾아서 옷을 갈아입고, 비닐 헤어캡을 쓴 채로 뽀득뽀득 세안을 하고, 카메라 앞에서 다소 부담(?)스러운 셀카와 셀프대화를 자처했던 익숙지 않았던 비의 모습이 TV속에 펼쳐졌다.
그로부터 6주가 흘렀다. 지난 12월 26일 방송에서는 미국으로 날아가 할리우드 영화 '더 프린스'(감독 브라이언 밀러) 촬영에 임하며 브루스 윌리스와 호흡했던 모습이, 그리고 해를 넘겨 2014년 1월 2일과 9일에는 4년 만에 가수 컴백 앨범을 준비하는 열정적인 프로듀서 겸 가수로서의 모습이 순차적으로 비춰졌다.

그리고 지난 16일에는 성공적인 컴백무대와 '엠카운트다운'에서 컴백과 동시에 1위의 영광을 안는 각본없는 드라마도 등장했다. 예측은 했지만, 장담하진 못했던 이 순간은 비, 제작진, 보는 이들이 느끼는 희열이 남달랐다.
마지막은 23일 방송된 내추럴 콘서트였다. 비는 이날 자신의 인생을 팬들 앞에서 되돌아보며, 그 어느 때보다 열정적인 공연과 입담을 선보였으며 '레인이펙트'의 마지막 촬영과 인터뷰를 시원섭섭해하며 마지막 슬라이트를 쳤다.
딱 6주였지만, 비는 자신의 첫 리얼리티로 참 많은 것을 공개했다. 자신의 집, 주변 사람들, 반려견 사랑이와 행복이, 자신의 몸(?), 생얼 등의 솔직한 모습이었다.

방송 전부터 우려섞인 시선은 있었다. 당초 비를 향하던 부정적인 시선들로 인해 이 리얼리티 자체가 퇴색되거나, 해명과 이미지 개선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었다.
기우였다. 비와 '레인이펙트' 제작진은 이같은 부정적인 시선에 정면돌파를 시도하거나, 해답을 찾으려조차 하지 않았다. 애초 그런 것이 목적이 아닌, 오랜 시간 가수에서 배우로, 또 월드스타로 수식어를 바꿔 대중 곁에 머물렀던 비 정지훈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방송이었다.
이와 관련해 연출을 맡았던 신천지 PD는 OSEN과의 인터뷰를 통해 "인간적인 정지훈이 궁금했고, 그걸 보여주자는 의도였다. 그 이상도 그 이하의 목적은 없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대로다. 6주라는 시간동안 '레인이펙트'는 비의 일에 대한 열정, 동료와 주변인에 대한 마음가짐, 인간적인 허술함, 가족애, 하다못해 클렌징에 대한 신념(?), 기계치 등의 사소한 모습들이 시종 카메라를 통해 안방극장에 전달됐다. 강요는 없었다.
'레인이펙트'는 끝났고 ,비 정지훈의 효과는 현재 진행형이다. 비는 여전히 노래와 연기를 하면서 우리 곁에 머무를 것이고, 우리는 여전히 그를 볼 수 있다. 방송을 전후해 달라진 점이 있다면, 표면적으로 보여지는 가수 겸 비의 모습이 아닌 조금은 더 인간적인 그의 모습을 상상하고 떠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그 판단은 여전히 대중과 팬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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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넷 '레인이펙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