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월드컵은 더위와의 싸움이다. 브라질의 기후가 월드컵의 최대변수로 떠올랐다.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입성한 축구대표팀은 최근 오전과 오후로 나눠 전술훈련과 회복운동을 병행하고 있다. 홍명보 6기는 오는 26일 LA 콜로세움에서 치르는 코스타리카와의 미국원정 1차전을 앞두고 있다.
선수들은 LA 외곽, 산타모니카 해변 인근의 5성급 리츠칼튼 만델레이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LA에서도 가장 부자들이 머무는 호텔로 유명한 곳이다. 선수들은 24일 호텔 옆 테스트장에서 ‘코어트레이닝’으로 몸을 풀었다.

훈련에 앞서 나란히 인터뷰에 임한 염기훈과 정성룡은 마치 짠 듯 “브라질에서 더워 죽을뻔 했다”면서 하소연을 했다. 염기훈은 첫 마디부터 “브라질에서 너무 더웠는데 LA에 오니 선선해서 살만하다”며 웃었다.
현재 브라질은 겨울임에도 푹푹 찌는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월드컵이 열리는 6월에는 날씨가 더 습고 덥다. 선수들이 브라질의 기후에 얼마나 잘 적응하는지가 승부의 변수다. 대표팀은 브라질의 기후를 미리 경험한 것만으로 큰 소득을 얻은 셈이다.
염기훈은 “브라질이 너무 더워서 선수들이 말수가 적었다. 그 때마다 고참으로서 더 파이팅하자고 선수들을 다독였다”며 듬직하게 말했다.
골키퍼 정성룡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골키퍼들은 하루에 2~30분씩 나머지 훈련을 자청했다고 한다. 정성룡은 “브라질에서 단내가 나도록 운동을 했다. 골키퍼들은 자청해서 2~30분씩 더했다. 선수마다 몸상태가 다르지만, 월드컵에 맞춰 몸을 차츰 끌어올리고 있다”면서 한층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대표팀의 신동일(32) 부조리장은 브라질에서 특별히 선수들의 입맛을 돋우는 ‘미역냉국’을 해서 선수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잘 먹은 밥 한 그릇이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신동일 부조리장은 “아무래도 맛의 차이는 있지만, 선수들이 외국에서 한식을 먹다보니 크게 만족하고 있다. 미역냉국을 해줬을 때 고맙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보람을 느꼈다.
대표팀이 브라질에서 싸워야할 더위와의 전쟁은 벌써 시작됐다. 월드컵 본선진출국 중 가장 먼저 브라질에 입성해 현지적응을 마친 대표팀은 한 발 앞서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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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미국)=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