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 탈락 후 와신상담하는 시간을 보낸 롯데 자이언츠가 맹훈련으로 4강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
롯데는 지난 15일 해외 전진훈련을 떠났다. 이번에는 사이판과 미국 애리조나로 나뉘었는데, 사이판은 고참 투수조가 향했고 애리조나는 야수조와 투수 일부가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김시진 감독이 강력하게 요청해 애리조나에 캠프를 차린 롯데는 뛰어난 기후와 훈련시설 덕분에 효율적으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특히 애리조나에서는 선수들이 쉴 틈 없이 훈련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 선수들은 "매년 '올해가 가장 힘든 것 같다'라고 말했는데, 이제까지와는 정말 훈련강도가 다르다"고 혀를 내두르고 있다.

롯데가 작년까지 애용했던 사이판은 높은 기온으로 몸을 만드는 데는 좋았지만, 훈련시설이 제대로 갖춰져있지 않은 게 흠이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제대로 소화할 곳이 없어서 사이판 주민들이 이용하는 실내체육관을 짧은 시간 대여해 썼고, 열대성 소나기가 잦아 훈련 흐름이 끊어지기 일쑤였다.
하지만 애리조나는 다르다. 메이저리그 16개 구단이 전지훈련지로 택할 정도라서 훈련 인프라는 세계 최고 수준이고, 사막지대이기 때문에 훈련 스케줄이 날씨에 영향을 받는 일도 적다. 웨이트 트레이닝 예찬론자인 손아섭은 "이곳에는 기구들이 많아 훈련하기에 정말 좋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운다.
김시진 감독은 훈련 강도를 높여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김 감독은 "작년보다 낫다. 기후조건도 좋고 훈련여건도 두 말할 것 없다"고 이번 캠프에 만족감을 보이더니 "4일 훈련 후 하루 휴식을 주고 있다. 지금은 매일 야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는데 다음 파트부터는 선수들 체력 때문에 3일로 줄일 것"이라고 강훈련을 실시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특히 롯데는 이번 캠프에서 '런치타'를 도입했다. 말 그대로 점심시간에도 타격훈련을 소화하는 것, '런치타' 조에 포함된 선수들은 점심시간 50분 가운데 30분 동안 타격훈련을 실시한다. 또한 아침에 숙소부터 훈련장까지 뛰어서 가는 '얼리웍'도 병행하고 있다. 숙소부터 훈련장인 서프라이즈 구장까지는 6km가 조금 넘는데, 1월에도 작열하는 애리조나 태양은 롯데 선수들 피부를 검게 그을리게 하고 있다.
'런치타'에서 빠졌다고 편하게 쉴 수 있는 건 아니다. 오후 2시간 동안 진행되는 배팅 훈련에 야수조 4개조 총 24명이 들어가는데, 한 조는 타격을 15분 동안 2회 실시하고 1개조는 번트 훈련, 1개 조는 수비, 나머지 한 조는 주루 플레이를 순환식 훈련으로 소화한다.
말 그대로 쉴 틈 없이 빽빽하게 진행되는 훈련이다. 김시진 감독은 "기존 훈련과는 다르게 쉬는 시간이 없을 것이다. 낭비하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있다. 수비 훈련과 동시에 주루플레이 훈련도 하는데, 시간을 나눠 하는 게 아니라 압축적으로 진행한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나오면 공 하나하나에 집중해야 한다는 사실을 배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숙소에 돌아가 저녁식사를 해도 훈련이 끝난 건 아니다. 저녁식사 후 1시간 40분 동안 야간 훈련을 실시하는데 배팅게이지 타격 절반, 웨이트 트레이닝 절반이다. 쉴 틈 없는 강훈련이 올해 롯데를 어떻게 바꿔놓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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