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진혁이 무겁고 카리스마가 짙었던 전작 캐릭터들을 벗어내고, 때로는 달콤하게 때로는 깐죽과 밉상 행동도 서슴지 않는 로맨틱 코미디에 적합한 인물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최진혁은 지난 24일 첫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응급남녀'(극본 최윤정, 연출 김철규)에서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랑에 올인하는 로맨티스트에서 결혼 1년만에 아내와 전쟁같은 부부싸움을 치르고 끝내 남남으로 갈라서는 오창민 역을 무난하게 소화했다.
시작은 달콤했다. 거리 한복판을 웨딩드레스를 입은 오진희(송지효 분)의 손을 붙잡고 뛰어가는 모습, 성당에 난입해 깜짝 결혼식을 올리고 서약의 키스를 하는 모습 등은 여심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멀쩡히 다니던 의과대까지 팽개치고, 제약회사의 영업일을 시작한 오창민(최진혁 분)은 약을 팔기 위해 후배 의사에게 고개를 숙였고 병원 여원장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음주와 가무를 펼쳐야 했다. 돌아온 집에는 애지중지하던 물고기들이 모두 죽어있고, 아내는 자신의 말을 귓등으로 흘렸다.
고부갈등, 남편의 무심함에 원형탈모는 물론 심장병까지 앓게된 아내와 결국 한바탕 격한 부부싸움을 치러내고, 결국 1년 만에 남남으로 갈라섰다. 그리고 그렇게 남보다 못한 사이처럼 6년을 보내 두 사람은 우연처럼 한 대학병원의 응급실 인턴으로 마주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니가 할 줄 아는 게 뭐냐", "민폐다" 등의 말로 오진희에게 깐죽거리거나 공격을 일삼는 밉상남의 모습의 연기도 성공적으로 선보였다. 최근 MBC '구가의 서', SBS '상속자들'에 출연하며 남자답고 무게감 있는 캐릭터들과는 180도 달라진 변신이었다.
이날 달콤남에서 밉상남까지 높낮이 가파른 연기 변화를 홀로 소화해낸 최진혁은 앞으로 전개될 총 20부작 '응급남녀'를 통해 로맨틴코미디 매력을 십분 발휘하며 또 한 명의 대한민국 드라마 '로코킹'의 탄생을 보여줄지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모으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사랑스러운 허당 인턴으로 변신한 최진혁과 송지효를 비롯해 이필모, 최여진, 클라라 등 재기발랄한 캐스팅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아던 드라마 '응급남녀'는 6년 전 이혼했던 부부가 응급실 인턴으로 재회하며 벌어지는 혈압상승 로맨스로 매주 금토 오후 8시 4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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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응급남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