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진규가 많이 울더라. 진규가 TV로나마 열심히, 즐겁게 경기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모태범(25, 대한항공)이 골육종으로 투병 중인 노진규(22, 한국체대)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건넸다. 모태범은 25일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네덜란드 헤렌벤으로 출국했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주종목 500m 외에 1000m서도 메달을 노리고 있는 모태범은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전지훈련지인 헤렌벤에서 최종훈련을 마친 후 소치로 바로 입성할 계획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서 올림픽이라는 꿈의 무대를 밟는 것은, 운동선수 모두의 꿈이다. 두 번째 올림픽 무대이기에 부담감은 전보다 덜하지만, 설레이는 마음은 모태범 역시 여전하다. 이번에는 500m가 아닌 1000m에서 메달을 따고 싶다는 욕심도 솔직하게 드러냈다.

그런 모태범이 떠나는 길에 후배 노진규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말을 건넸다. 종목은 다르지만 모태범과 노진규는 한국체대 선후배 관계다. 모태범은 "진규가 마음고생이 많다. 많이 울더라. 많이 울어서 마음이 아팠다"며 "지금 딱히 어떻게 말을 해줘야할지 모르겠다. 열심히 하고 다녀와서 다시 진규를 보러가고 싶다"며 불행이 겹쳐 올림픽의 꿈이 좌절된 후배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했다.
당초 올림픽에서 계주 대표팀으로 출전할 계획이었던 노진규는 지난 월드컵 시리즈 1차대회서 왼쪽 어깨 부상을 당해 소치행 꿈이 무산됐다. 뒤늦게 투병 사실이 알려진 골육종 탓으로, 뼈가 약해져있던 것이 원인이었다. 뼈에 생기는 암인 골육종은 10대 성장기 남자에게 많이 발생하는 병으로, 노진규의 경우 직경 13cm나 되는 종양의 크기에도 불구하고 폐 전이가 없어 천만다행인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은 완치율을 70% 가량으로 예측하고 있다.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무대인 올림픽을 위해 수술도 미루고 운동에 매진한 노진규를 보는 선배 모태범의 마음도 아플 수밖에 없다. 모태범은 "진규는 항상 성실한 선수였고, 그런 진규를 잘 알기 때문에 마음이 아프다"며 "진규가 TV로라도 열심히 볼 수 있도록 쇼트트랙뿐만 아니라 우리도 즐거운 경기를 하겠다. 재미있게 봐줬으면 좋겠다"며 격려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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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