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억대가 보인다.”
25일(한국시간) 오후. NC 스프링캠프장이 꾸려진 에넥스 필드. 지난 시즌 도루왕 김종호(30)가 배팅 연습에 몰두했다. 김경문 감독이 직접 김종호에게 공을 살며시 던졌다. 감독과 선수의 거리는 1m가 채 안 됐다.
김종호는 김 감독이 공을 던져줄 때마다 큰 소리를 외치며 방망이를 잇따라 휘들렀다. 김종호의 목덜미에서는 땀이 흘러내렸다. 김 감독은 칭찬과 조언을 두루했다.

김종호는 잠깐 장갑을 교체하기 위해 훈련장 한편에 짐이 있는 곳으로 왔다. “힘 안 드나”라는 질문에 김종호는 김경문 감독을 의식하는 듯 작은 소리로 “죽을 것 같다”며 말했다. 장갑을 새로 낀 김종호는 다시 김경문 감독 쪽으로 갔다. 숨은 헉헉거렸다.
오후 12시 53분. 김경문 감독은 배팅공 상자에 담긴 공을 바라보며 “이거 안 치면 안 끝나”라고 말했고 김종호는 “다 치겠습니다”라고 했다. 이날 공식 훈련 종료 시간은 1시. 1시가 되자 훈련을 끝마치는 소리가 났다. 하지만 배팅공 상자에는 공이 수북이 남아있었다.
훈련이 끝난 다른 선배들은 삼삼오오 김종호 곁으로 모여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김종호와 김 감독의 훈련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종호는 연신 타격했고 김 감독은 때때로 낮게 떨어지거나 높게 향하는 공을 던져 김종호의 컨택 능력을 시험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주장 이호준은 “(김)종호야. 억대 연봉이 보인다”고 소리쳤고 조영훈은 “올해 수위 타자는 너다”라고 했다. 이종욱은 “종호, 얼마 안 남았다”라고 격려했다. “도루왕 2연패해야지”, “갓종호”라는 말도 들렸다.
그렇게 한 시가 넘어서 결국 훈련이 끝났다. 배팅볼 상자 2박스 반이 모두 동났다. 500여개가 넘는 공을 쉴 새 없이 쳐댔다. 김종호의 악바리 근성을 엿볼수 있는 장면이었다. 또 선배들의 격려도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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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