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의 기본을 말하면 단순하게 상대를 잘 제압하는 것이 아니다. 얼마 만큼 전장의 시야을 잘 확보하고 선수들이 혼자 보다는 협력해서 챔피언의 효과를 극대화하냐는 것이다. 그런 점을 생각할 때 서포터는 매우 중요한 역할임에도 잘 눈에 띄지 않는 포지션이다. '롤챔스' 역사에서 사상 첫 2시즌 연속 우승의 기염을 토한 SK텔레콤 K의 숨은 주역은 바로 서포터 '푸만두' 이정현이었다.
SK텔레콤 K는 2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판도라TV LOL 챔피언스(이하 롤챔스)' 윈터 2013-2014시즌 삼성 오존과 결승전에서 3-0으로 승리하면서 사상 첫 '롤챔스'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아울러 18연승이라는 대기록과 함께 전승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대회 MVP는 '페이커' 이상혁이 받았지만 이번 결승전 3-0 완승의 일등공신은 이정현이었다. 이번 결승전 주요 관전 포인트로 주목받았던 소위 M씨가문 서포터 맞대결서 이정현은 완벽한 경기력으로 팀의 3-0 완승을 만들어냈다.

한 세트 한 세트 그림같은 플레이를 펼치면서 삼성 오존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레오나를 잡은 1세트서 '페이커' 이상혁을 구하는 장면은 한 폭의 그림이 따로 없었고, 4킬로 초반 맹활약하면서 불안한 리드를 완벽한 승리로 탈바꿈했던 하드 캐리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최고의 명장면이었다.
2세트 3세트에서 선보인 '알리스타'도 진정한 공포였다. 알리스타의 돌진과 분쇄의 매서움에 삼성 오존은 정말 호되게 혼쭐이 났다. 팽팽하게 흘러가던 3세트에서 이정현은 한타싸움에서 알리스타 삼성 오존 선수들을 한없이 공중으로 띄우면서 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정현은 서포터라는 자신의 역할을 충실했을 뿐이지 모르지만 상대인 삼성 오존은 항상 결정적인 순간에 흐름을 끊기는 비극을 맞게 됐다. 맞수로 주목받은 '마타' 조세형은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면서 무너졌다.
이정현은 우승을 차지하고 난 이후에도 평소 차분함을 유지했다. 오히려 더욱 더 겸손해지면서 우승의 기쁨을 나름 만끽했다.
이졍현은 "우리가 전승 우승을 최초로 달성해 뜻깊고 감개무량하다. 계속 이 기록을 이어나갈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한 뒤 "알리스타는 4강에서 조세형 선수가 레오나로 좋은 모습을 보여서 카운터 챔피언으로 연습을 했다. 연습시간이 짧았는데 잘 통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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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