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싱어’ TOP3의 순위는 무의미했다. 조현민, 임성현, 김진호의 순위보다 이들이 선사하는 감동의 무대가 큰 의미가 있었다. TOP3의 모창 실력은 이미 확인됐기 때문에 최종 우승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지난 25일 방송된 JTBC ‘히든싱어2’에서는 최고의 모창능력자 ‘킹 오브 히든싱어’를 가리는 파이널 무대가 전파를 탔다. 이날 왕중왕전 파이널 무대는 시즌2의 완결판으로 기존 300명의 히든 판정단이 투표했던 룰을 과감히 깨고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이날 20%의 사전 인터넷 투표와 80%의 대국민 문자투표 결과 김진호가 가장 많은 지지를 얻어 최종 우승자 자리에 올라 상금 2,000만원을 손에 거머쥐었다. 2위는 조현민, 3위 는 임성현이 차지했다.

순위는 결정됐지만 TOP3가 선보인 무대는 놀라움과 감동을 자아냈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원조 가수라고 착각할 만큼 완벽한 무대를 꾸몄다. TOP3는 생방송 전 제비뽑기로 순서를 정했다.
가장 먼저 아버지가 혈액암 투병 중으로 가장 노릇을 해야 해 가수의 꿈을 포기하고 살았던 ‘용접공 임창정’ 조현민은 아직 가수는 아니지만 ‘히든싱어2’를 통해 무대 위에서 노래 부르는 꿈을 이뤘다.
조현민은 임창정의 ‘그때 또 다시’를 선곡, 임창정의 음색과 창법을 그대로 재현해 기립박수를 받았다. 무대 후 임창정은 “고마워서 눈물이 날 정도다. 특유의 꺾임이 있는데 내가 들어도 똑같다”고 극찬했다. 2위를 차지한 조현민은 “대단한 사람이 아닌 내가 부산에서 일하다가 서울에 올라와서 이 자리까지 와서 감사하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두 번째로 실제 조성모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똑같은 음색을 지닌 ‘논산 가는 조성모’ 임성현은 조성모의 ‘아시나요’를 선곡해 조성모 특유의 미성과 맑고 깨끗한 음색으로 시청자들의 귀를 호강시켜줬다. 특히 임성현은 그간 잔잔한 음색을 선보였지만 이날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임성현은 연예인 판정단에게 극찬을 받았지만 아쉽게 3위에 올랐다. 그러나 가수가 되기 위해 5~6년간 도전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항상 고배를 마시고 무명의 뮤지컬 배우를 하며 힘든 시간을 보낸 그에게 ‘히든싱어2’ 왕중왕전 무대를 영광이었다. 그리고 소름 끼칠 정도로 조성모와 싱크로율 100%의 무대로 큰 감동을 전했다. 휘성은 “아름답다”를 연발하며 흥분했다.
마지막으로 ‘사랑해 휘성’ 김진호는 휘성의 ‘결혼까지 생각했어’를 선곡해 열창했다. 김진호는 휘성의 비음뿐 아니라 가창력까지 겸비, 놀라운 무대를 선사했다. 특히 휘성의 ‘결혼까지 생각했어’의 애절한 감정을 그대로 전달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10년 동안 집 화장실 거울을 보며 노래를 불렀던 김진호는 ‘히든싱어2’ 덕분에 대중 앞에서 노래를 할 수 있게 됐고 그는 ‘리틀 휘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휘성과 똑같은 음색과 창법, 감성으로 최고의 무대를 꾸몄다.
‘히든싱어2’ 왕중왕전 파이널 무대가 모두 끝나고 1등, 2등, 3등이 결정됐지만 이는 단지 순위였을 뿐 TOP3의 감동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히든싱어2’는 종영됐지만 이들의 무대를 두고두고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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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히든싱어2’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