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캇도 긴장’ SK 훈련 분위기 어떻길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1.26 07: 20

올해 SK에 새로 합류한 ‘MLB 135홈런’ 경력 외국인 타자 루크 스캇(36)은 SK의 캠프에 합류한 뒤 첫 인상에 대해 “긴장했다”라고 털어놨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산전수전을 다 겪은 스캇이 처음부터 긴장한 이유는 바로 훈련 분위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SK의 2014년 플로리다 캠프는 뜨겁고 또 진지하게 진행되고 있다.
SK는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부터 미 플로리다 베로비치에 위치한 히스토릭 다저캠프에서 1차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2007년 이후로는 처음으로 4강 진출에 실패한 SK는 올해 4강 재진입을 통한 자존심 회복을 벼르고 있다. 이런 팀 내 각오는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한 훈련 분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이만수 SK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도 흐뭇한 미소를 숨기지 않는다.
조짐은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있었다. 가을에 할 것이 없어진 SK는 주전 선수들이 대거 포함된 대규모 명단을 차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캠프에 임했다. 처음에는 선수들이 느끼는 상실감이 컸다는 컸다. 팀 내 주축 타자인 최정은 “다른 선수들은 여전히 야구를 하고 있는데 나는 인터넷 화면으로 야구를 보고 있었다. 선수들끼리 ‘비참하다’라는 얘기를 했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는 선수들이 이를 악무는 계기가 됐다.

이만수 SK 감독도 마무리캠프 훈련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선수들이 열심히 한 경우가 없었다. 눈빛부터가 달라졌다”라고 흡족한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여기에 연봉협상 테이블에서 추운 체감온도를 실감한 선수들은 저마다 자신의 목표를 가지고 이번 전지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현지에 체류 중인 SK의 한 관계자는 “정말 진지한 분위기다. 다들 운동만 열심히 하고 있다. 잘들 준비해서 부상자도 없는 상황이다. 훈련 분위기는 확실히 작년보다 좋다”라고 말했다.
진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다. 무엇보다 4강 진출 실패로 선수들의 자존심이 적잖이 상했다. 항상 최고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던 선수들이기에 6위라는 팀 성적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이다. 또한 SK는 내년에 주축 선수들 상당수가 대거 프리에이전트(FA)로 풀린다. 개인 성적에 대한 ‘당근’이 있다. 여기에 몇몇 선수들은 올해 부진했던 팀 성적 타에 연봉협상에서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말은 아끼지만 내년에는 개인과 팀 모두 좋은 성적으로 보상받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한편 루크 스캇, 로스 울프 등 외국인 선수들의 합류로 경쟁 구도가 치열해진 면도 있다. 당장 스캇의 포지션에 따라 여러 선수들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는 구도다. 이런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얽힌 SK의 캠프 분위기는 기회를 잡기 위한 무한경쟁 구도가 자연히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팀의 훈련 분위기가 너무 진지하여 긴장했다”라는 스캇의 말처럼 SK의 4강 재진입 꿈도 플로리다에서 익어가고 있다.
skullboy@osen.co.kr
SK 와이번스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