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드라마 '사랑해서 남주나'(극본 최현경, 연출 김남원 최병길, 제작 아이윌미디어)의 서지석과 홍수현이 결별 위기 앞에서 자신보다 서로를 더 위하는 꿋꿋한 자세로 아름다운 커플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다.
지난 25일 방송된 '사랑해서 남주나'에서는 혜신(유지인 분)이 아들 하림(서지석 분)과 그의 연인 미주(홍수현 분)에게 결혼 불가 방침을 통보하며 두 사람을 힘들게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혜신은 미주가 과거 재민(이상엽 분)과 교제했던 사실을 알고 대로하여 아들에게 상견례를 취소하라고 명령했다. 안 그래도 미주가 못마땅한데 딸 하경(신다은 분)의 짝으로 점찍어 놓은 재민과 교제했던 전력으로 두 사람이 헤어지는 결정적 이유를 제공한 것에 분노했기 때문. 혜신은 특히 하림이 이 사실을 알고도 미주와 헤어지지 않고 하경에게 이별수순을 밟게 한 것에 "날 조금이라도 생각했었다면 당연히 네가 포기했어야지?"라며 격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하림은 부모의 관점 안에서 행동할 때만 사랑받고 인정받을 수 있다는 혜신의 태도에 또 한 번 깊은 상처를 받았다. 그러나 이 같은 마음을 치유한 건 미주의 사랑이었다. 미주는 혜신을 만나 일방적으로 결혼 취소 통보를 받았지만 자기 자신보다 하림의 상태를 더욱 걱정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자신이 이번에 하림과 헤어질 경우 그가 앞으로 어머니인 혜신과 결코 관계를 회복 할 수 없음을 알기에 마음을 단단히 먹고 헤어지지 않기로 결심했다.
미주는 상견례 취소를 자신의 집 사정 탓으로 돌리며 하림을 배려했고, "어떤 일이 있어도 곁에 있어 달라"는 말에 화답했다. 하림을 진정으로 사랑하기에 용기를 낸 미주의 변화된 태도와 현명한 대처가 빛나는 순간이었다.
달라진 건 미주뿐만이 아니었다. 미주를 만나기 전 사랑하는 사람들을 혜신으로 인해 연달아 잃으며 어머니에 대한 극도의 불신을 드러냈던 하림은 이번엔 혜신에게 머리를 숙이고 들어가 설득하며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부모님께 인정받지 못하는 결혼을 하여 미주에게 상처주고 싶지 않았던 그는 "아들 없는 셈 친다"는 혜신의 냉랭한 말에도 "엄마 허락 없이 결혼하지 않겠다. 실망시키지 않겠다"라고 엄마의 이해를 구했다.
두 연인의 이 같은 모습은 사랑이 사람을 얼마만큼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 하림과 미주는 이전까지 극복하지 못했던 각자의 콤플렉스를 서로의 존재를 통해 이겨내고 한 발자국씩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미주-하림의 사랑 이야기와 더불어 현수(박근형 분)와 순애(차화연 분)가 자식들의 격렬한 반대 속에도 달콤한 황혼로맨스를 즐기는 모습이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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