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으면 변화해야죠".
한화 내야수 한상훈(34)이 2루수 뿐만 아니라 유격수까지 겸업한다. 국가대표 2루수 정근우가 FA 이적으로 한화에 가세하게 됨에 따라 한상훈의 활용도를 더욱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 한상훈도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되고 있는 스프링캠프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한화의 주전 2루수로 활약한 한상훈이지만 정근우의 가세로 인해 자리가 마땅치 않아졌다. 하지만 한상훈은 유격수로도 경험이 있는 선수이고, 내야 여러 포지션을 문제없이 소화할 수 있는 수비력과 노련미가 있다. 한상훈 같은 선수가 뒷받침한다는 게 강한 한화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

한상훈은 "나이를 먹으면 그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 하루는 유격수, 도 하루는 2루수로 번갈아가며 내야 수비 훈련을 받고 있다. 예전에 유격수로도 많이 뛰었기 때문에 적응하는데 전혀 문제없다"고 말했다. 2루수 정근우와 유격수 송광민이 주전으로 있지만 상황에 따라 그들의 자리를 모두 한상훈이 대신할 수 있다.
이처럼 한상훈이 2루수-유격수 겸업을 본격화 하며 훈련에 매달리고 있는 데에는 FA 모범생이 되기 위한 의지라고 볼 수 있다. 그는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얻었고, 한화와 4년 총액 13억원에 재계약을 맺었다. 한화에서 오랜 기간 활약한 공헌도 인정받았고, 앞으로 활약에 대한 기대치도 담겨있었다.
한상훈은 "FA 계약을 하고 나니 책임감이 강하게 생긴다. FA 계약 전과는 또 다른 느낌의 부담이 있다"며 "FA 계약을 하고 나서 느슨해졌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 FA 계약을 한 만큼 더욱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어느 역할이든 맡을 수 있도록 준비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등번호도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3번으로 바꿨다. 지난해를 끝으로 강동우가 은퇴하며 3번이 비었고, 다시 한상훈의 차지가 됐다. 그는 "원래 쓰고 있던 16번으로 가려고 했는데 투수 (정)민혁이가 16번을 원했다. 그래서 16번을 주는 대신 내가 가장 좋아하는 3번으로 다시 바꿨다. 2008년 이후 다시 찾았다"고 설명했다.
한상훈이 등번호 3번을 달고 뛰던 시절 한화는 포스트시즌 단골 손님이었다. 등번호 3번과 함께 2루수-유격수를 넘나들 한상훈의 활약에 한화의 영광 재현 기대감이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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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