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을 연호하는 황금물결이 추운 겨울밤을 뜨겁게 물들였다. 10대 소녀들부터 40대 중년까지 세대를 막론하고 한마음으로 "빅뱅!"을 외치며 공연장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빅뱅이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2014 빅뱅+알파 인 서울' 콘서트를 개최, 3만 6000여명의 팬을 열광시켰다. 화려한 무대와 다양한 개인 퍼포먼스까지 들을 거리, 볼거리, 그리고 느낄 거리가 넘치는 꽉 찬 공연이었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개최된 '빅뱅 얼라이브 갤럭시 투어 더 파이널' 이후 빅뱅 다섯 명의 멤버들이 1년여 만에 뭉친 콘서트로, 팬들의 함성은 더욱 뜨거웠다. 오랜만에 완전체로 뭉쳐 국내 팬들은 만난 빅뱅은 이번 공연을 통해 팬들과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강렬한 레드와 블랙 의상을 입고 등장한 빅뱅은 '하루하루', '블루(BLUE)', '배드 보이(BAD BOY)', '가라 가라 고(GARA GARA GO)', '핸즈 업(HANDS UP'을 쉼 없이 열창했다. 노래 중간 중간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가까이에서 호흡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빅뱅의 공연은 화려한 무대로 볼거리를 더했다. 가로 48미터의 넓은 무대는 빅뱅 다섯 멤버들의 강렬한 퍼포먼스로 가득 찼다.
# 승리의 섹시한 '할 말 있어요'
이번 공연은 완전체 빅뱅뿐만 아니라 공연의 반이 개인 무대로 채워졌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발하게 솔로활동을 한 만큼 빅뱅의 다양한 무대가 팬들을 더욱 즐겁게 해줬다. 특히 솔로곡을 열창한 멤버들의 개인 무대는 각자의 매력과 개성이 듬뿍 담겨 있어 공연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줬다.
가장 먼저 개인 무대를 꾸민 승리는 '렛츠 토크 어바웃 러브(LET'S TALK ABOUT LOVE)', '할 말 있어요', '어쩌라고'를 열창했다. 승리 특유의 장난스러움이 묻어나는 무대와 함께 여성 댄서들과의 섹시댄스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승리에 소롤 무대가 끝나나 후 멤버들 모두 무대에 팬들과 대화를 나눴다. 특히 지드래곤은 승리의 솔로곡 '할 말 있어요'를 언급하며, "도대체 할 말이 뭐냐?"고 물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승리 역시 노래를 처음 만들었을 때 회상하며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의 성대모사를 해 팬들에게 즐거움을 줬다.
# 대성이 만큼 흥겨울 수 있을까..'조이풀'
다음으로 대성의 개인 무대가 이어졌다. 대성은 '날개'와 일본곡 '조이풀(Joyful)'을 열창하며 팬들과 호흡했다. 특히 '조이풀'은 일본곡이지만 대성 특유의 흥겨움과 신나는 무대로 팬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대성과 깜찍하고 귀여운 무대와 팬들의 함성이 체조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또 이날 대성은 개인무대로 오랜만에 서는 한국 무대에 대한 반가움을 온몸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대성은 "정말 오랜만에 무대 위에서 한국말을 쓴다. 오래 기다리셨죠?"라며 "특히 여러 분들이 원하는 완전체, 5명 오래 기다렸죠"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대성은 "나도 무척이나 한국 무대를 오래 기다렸다. 내가 지난해 일본에서 솔로앨범을 내고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전국투어를 돌았다"라며 "지난 한 해는 일본 활동만 해서 특히나 이번 무대가 너무나 그리웠고 행복하다"라고 벅찬 소감을 털어놨다.

# 타고난 춤꾼+노래꾼, 태양의 '링가링가'
대성에 이어 다시 빅뱅 다섯 명이 완전체로 무대에 올랐다. 1년 만에 완전체로 국내 팬들에게 인사하는 빅뱅은 데뷔앨범 수록곡인 '눈물뿐인 바보'를 열창하며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는 공연의 분위기를 한층 차분하고 감성적으로 만들었다.
이어진 태양의 개인 무대는 공연장을 또 다시 뜨겁게 달궜다. 태양은 솔로곡 '나만 바라봐'와 '웨딩드레스', 그리고 '링가링가(RINGA LINGA)' 무대를 보여줬다. 특히 8명의 댄서와 함께 한 '링가링가' 무대는 화려함은 물론 파워풀한 댄스와 태양의 열정적인 퍼포먼스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관객들도 하나 돼 "동영배!"를 외치며 함께 춤을 추기도 했다.
# 지드래곤의 오감만족 솔로..'삐딱하게'
지드래곤의 무대 역시 관객들의 오감을 만족시켰다. 지드래곤은 '크레용(CRAYON)'을 열창하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패셔니스타답게 화려한 호피 모피를 입고 등장한 지드래곤은 특유의 '삐딱한' 매력을 마음껏 드러내며 듣는 것뿐 아니라 눈으로 보는 음악을 들려줬다. 평소 지드래곤의 무대가 스타일리시하고 신나기로 유명한 만큼 이날 무대 역시 그런 지드래곤의 매력이 고스란히 담긴 공연이었다.
'크레용' 무대를 마친 지드래곤은 "2014년 한 달이 거의 지나가고 있는데 잘 지내고 계세요? 나는 2013년에 굉장히 좋은 한 해를 보냈다. 여러분 덕분에. 남자인데 남자친구도 생기고 굉장히 좋은 한 해를 보냈다"라고 말하며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남남커플로 맺어진 개그맨 정형돈을 언급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지드래곤은 솔로곡 '삐딱하게'를 열창하며 공연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자연스럽게 팬들의 함성을 유도하며 자리에서 일으켰고, 팬들은 지드래곤의 노래에 호응하며 한마음으로 공연장을 뛰었다. 1만 2000여명의 두근거림이 그대로 전달된 무대였다.
# 빅뱅 대표 4차원 탑의 묵직한 랩..'둠 다다'
지드래곤에 이은 마지막 개인 무대는 탑이었다. 탑의 개인 무대를 예고하는 '둠 다다(DOOM DADA)' 영상이 등장하자 팬들은 또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열광했다. 탑은 먼저 '턴 잇 업(Turn it up)' 무대를 꾸몄고, 이어 그의 굵직한 랩이 돋보이는 '둠 다다' 무대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묵직하게 깔리는 탑의 랩과 함께 대형 마이크를 등에 짊어지고 나온 모습이 그만의 독특한 매력을 잘 살려줬다.
이밖에도 이날 콘서트에서 빅뱅은 '라라라(LALALA)', '흔들어', '마지막 인사', '투나잇(TONIGHT)', '필링(FEELING)', '판타스틱 베이비(FANTASTIC BABY)' 등 20곡이 넘는 노래를 부르며 겨울밤을 뜨겁게 만들었다. 9년차 그룹다운 여유로움과 화려함, 팬들과 가까이서 호흡하는 자상함과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다양함이 빅뱅의 콘서트를 완전한 공연으로 만들었다.
알록달록 화려한 조명과 빅뱅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영상, 불꽃과 꽃가루, 불기둥 등의 특수효과는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또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하나 된 팬들의 모습. 빅뱅의 공식 응원도구를 하나씩 손에 쥔 팬들은 황금빛 물결로 공연의 불을 밝혔다. 함께 뛰고 춤추고 박수치고, 응원하고 노래를 따라하며 빅뱅 완전체의 공연을 온몸으로 즐기는 모습이었다. 국내 팬들 앞에 서는 오랜만의 무대라 더욱 열광적이었고, 강렬한 무대라 팬들의 함성도 더욱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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