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우정이 이렇게나 멋질 수 있다니. 어지간한 남자들도 울고 갈 서영희와 엄지원의 따듯한 우정이 시청자들을 감동케 했다.
26일 방송된 SBS 주말특별기획 '세번 결혼하는 여자'(이하 세결여)에서는 비밀 연애 중이던 오현수(엄지원 분)와 안광모(조한선 분)가 서로를 향한 마음을 이기지 못해 딥키스를 나누다 박주하(서영희 분)에게 발각되고 말았다.
안광모는 박주하와 결혼식까지 치를뻔한 사이. 박주하의 절친인 오현수는 15년동안 안광모를 짝사랑했음에도 불구하고 친구 박주하와 안광모가 연인에서 결혼에 이르기까지 둘을 축복하며 속마음을 숨겨야 했다. 그러나 안광모가 결혼에 대한 불안감으로 식장에 나타나지 않은 일을 계기로 박주하와의 관계는 끝났고 세 사람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친구 관계를 이어왔다.

그러던 중 최근 안광모가 오현수를 이성으로 느끼기 시작하면서 세 사람의 관계엔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애초 오현수는 친구 박주하에 대한 미안함에 안광모를 밀어내려 했지만 거칠게 다가오는 그 앞에서 15년 짝사랑의 속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무 것도 모르는 박주하 몰래 점점 가까워지고 있던 두 사람은 26일 방송분에서 급기야 마음을 다한 딥키스를 나눴다. 그런데 박주하가 우연히 이 장면을 목격하면서 세 사람의 관계는 위기를 맞는 듯 했다.
박주하는 "이것들 순 상것들 아니냐"고 소리친 뒤 오현수를 향해 "너는 아무리 남자가 궁해도 그렇지 이건 아니지. 저 자식은 내놓은 놈이라 그렇다치고 넌 대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며 격분했다. 이에 "미안하다'고 되뇌이던 오현수는 눈물을 흘리며 "나 스무살때부터 광모 좋아했어. 이 자식 딴 짓하고 돌아다닌 거 바라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어"라고 고백해 박주하를 놀라게 했다.
결국 안광모는 돌아가고 오현수는 박주하에게 그간의 짝사랑 15년사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잠자리에 들며 박주하는 "바보 콘테스트 없냐. 그동안 너 정말 힘들었겠다. 몰라줘서 미안했다"며 "그래도 우리 계속 친구하자"고 말하며 오히려 오현수를 위로해 감동을 안겼다.
다음 날 아침이 밝았고 박주하는 오현수와의 룸메이트 생활을 청산하기로 마음 먹고 짐을 챙겼다. 그러나 오현수의 엄마가 다쳤다는 전화를 듣자 한달음에 함께 병원으로 달려갔다.
그런가 하면 다음회 예고에선 박주하가 안광모를 찾아가 "현수 눈에 눈물 나게 하면 내가 너 가만 안둔다"고 협박하며 의리를 과시하는 모습도 나왔다.
이처럼 박주하와 오현수의 우정은 서로를 오해하지 않고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만큼 깊고 넓었다. 한 남자를 사이에 둔 두 여자는 자칫 불신과 오해로 사이가 벌어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숙했다. 박주하는 절친의 15년 짝사랑을 알아채지 못했다는 미안함에, 오현수는 절친이 결혼까지 생각했던 남자와 뒤늦은 연애에 빠진 죄책감에 서로를 더욱 배려했다. 두 여자의 특별한 우정이 멋지게 빛났다.
향후 오현수와 안광모가 순탄한 사랑을 이어갈 수 있을지, 박주하는 새로운 인연과 맺어질 수 있을지, 세 남녀의 우정은 또 어떻게 무르익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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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 결혼하는 여자'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