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선 앞둔 조성환, 필요한 건 우승반지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1.27 05: 59

롯데가 2008년 이후 성적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게 된 건 조성환(38)의 공이 컸다. 2008년, 조성환은 주장을 맡아 롯데를 가을야구로 이끌면서 '구도' 부산 야구열기를 다시 불태웠다. 조성환은 두 차례(2008년, 2010년) 골든글러브를 차지하면서 롯데 2루를 굳게 지켰고,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 롯데가 강팀으로 거듭나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작년에는 잔부상에 시달리면서 주전 2루수 자리를 정훈에게 내줬지만 여전히 롯데는 조성환이 필요하다. 여전히 2루수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풍부한 경험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다. 그렇지만 조성환은 저 멀리 있는 선수생활 결승선을 바라보고 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조성환은 그리 멀지 않았다는 걸 느끼고 있다.
현재 조성환은 애리조나 서프라이즈 전지훈련에 참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26일 휴식일을 맞아 선수들은 관광, 쇼핑 등 여가를 즐긴 가운데 조성환은 숙소에서 조용히 시간을 보냈다.

그는 "선수생활의 마무리가 다가오는 시점에서 어떠한 업적을 남기겠다는 것 보다는 코치님들과 선수들에게 좋은 추억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다. '조성환'이라는 사람이 여러 사람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며 시즌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이제는 최고참이 된 조성환이지만 훈련은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박준서에게 주장을 넘긴 조성환은 홀가분한지 "주장을 내려놓고 나니 활기찬 모습을 보일 수 있게 됐다. 이제까지는 주장이라는 책임감 때문에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준서가 정말 잘하고 있다. 어린 선수들에게 '최고참인 성환이 형 목소리가 제일 크냐'고 핀잔주는 걸 듣게 됐다"고 미소 지었다.
조성환은 주장을 맡았을 때 쌍방향 소통을 중시했다. 때문에 그는 여전히 "후배들이 눈치를 안 봤으면 좋겠다. 후배들도 좋은 방향이 있다면 선배들에게 언제든지 제시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것이 팀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선수생활을 하며 많은 걸 얻은 조성환이지만 우승반지는 얻지 못했다. 신인이던 1999년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뒤 한국시리즈조차 나가지 못하고 있다. 조성환은 "우승은 당연한 목표다. 예전에 비해 지금은 선배들도 성적이 나와야 큰소리를 낼 수 있다"면서 "나 뿐만 아니라 후배들도 경쟁력을 보이고 강해져야만 팀이 강해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성환은 이번 캠프를 어떤 마음으로 보내고 있을까. "내겐 신념이 있다. '내가 최선을 다해야만 후회가 없다'는 것이다. 예전에 가족들과 사물놀이를 보러갔을 때 풍물패 중 한 사람이 '즐겁게 한바탕 뛰어 놀았으니 하루 마무리 잘했다'고 말하더라. 우연히 들은 말인데 가슴에 확 와닿아 신념이 됐다. 기회에 대한 준비는 철저히 하고 있다. 이번 캠프, 뜻 깊었다는 말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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