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패 끝에 기어코 승리를 거둔 SK 문경은 감독은 LG전을 마친 뒤 '자승자강(自勝者强)'을 강조했다.
'자승자강'은 노자의 도덕경에서 유래한 말로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진정으로 강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SK 텔레콤 하성민 사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밝힌 사자성어다. 스스로 이겨내야지만 강한 자가 될 수 있다는 강조였다.
26일 LG와 경기서 애런 헤인즈의 천금같은 자유투로 승리를 거둔 문경은 감독은 얼굴이 밝지 않았다. 치열한 승부 끝에 승리를 거뒀지만 더 좋은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올 시즌 선두경쟁을 벌이는 SK는 유독 LG에게 약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서 무릎을 꿇은 모비스를 상대로는 4연승을 거두고 있는 SK지만 LG만 만나면 작아졌다. 첫 경기를 제외하고는 스스로 무너지면서 상대전적서 3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그러나 이날 경기서는 분명 SK에게 기회가 많았다. 초반부터 앞서나가며 LG를 강력하게 압박했다. 전반서 비록 36-32로 뒤지기는 했지만 3쿼터서 경기를 뒤집었다.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스코어를 벌렸다. 3쿼터 코트니 심스의 골밑득점으로 SK는 49-39로 크게 리드했다. 그러나 이도 잠시. LG 조상열에게 연달아 외곽포를 얻어 맞으며 흔들렸다. 차근차근 공격을 풀어야 했지만 서두르면서 스스로 무너지고 말았다.
10점차까지 앞서던 SK는 결국 3쿼터를 55-54로 마치고 말았다. 3쿼터 막판 SK가 리드를 계속 이어갔다면 쉽게 승리할 수 있었지만 스스로 강력함을 유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무너졌다.
문 감독은 경기 후 "3쿼터 한 때 10점차까지 앞서면서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선수들이 무리한 플레이가 나오면서 리드를 뺏기고 말았다. 그래서 힘겨운 경기를 펼치게 됐다"면서 "따라서 더 강력해지려면 상대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우리 스스로를 이겨내는 것이다. 올해 초 하성민 사장님이 말하신 것이 언뜻 생각났다. '자승자강'의 마음으로 남은 시즌을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합 챔피언 등극에 실패한 SK는 올 시즌 특별한 전력 보강이 없었다. 혼혈 귀화선수인 박승리를 제외하고는 전력에 플러스 요인이 없다. 박승리가 최근 수비에서 좋은 활약을 선보이고 있지만 지난 시즌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문 감독은 특별한 전력 보강이 없는 올 시즌 선수 개개인의 한계를 이겨내야만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과연 SK가 '자승자강'의 경기를 펼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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