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팬들의 가슴을 26번이나 철렁이게 했던 추신수(32, 텍사스)다. 사구 때문이다. 부상과 직결될 수 있는 사구에 대해 국내뿐만 이나라 현지에서도 우려를 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추신수는 오히려 “사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라며 당당한 자세를 잃지 않고 있다.
추신수는 지난해 총 26번의 몸에 맞는 공을 기록해 메이저리그 전체 최다를 기록했다. 1위라는 기록이지만 뭔가 뒷맛이 개운치 않은 기록이기도 하다. 워낙 타석에 바짝 붙는 스타일인데다 공을 두려워하지 않다보니 자연스레 몸에 맞는 공이 많았다. 투수들로서는 몸쪽 승부가 필요한 타이밍이 있는 법인데 추신수의 타격 스타일 때문에 제구가 흔들리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나마 후반기 들어 사구가 줄어든 것은 다행이었다.
26차례의 몸에 맞는 공은 추신수가 4할2푼3리의 높은 출루율을 달성하는 데 하나의 밑거름이 됐다. 다만 이제 ‘1억3000만 달러’의 사나이가 된 만큼 몸에 맞는 공보다는 다른 방식으로의 출루를 바라는 것은 국내 팬들이나 현지 여론이나 마찬가지다. 몸에 맞는 공이 부상 위험을 높이는 것은 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신수는 현지 언론의 이와 같은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공을 두려워해서는 아무 것도 안 된다는 태도다.

추신수는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 ESPN>의 텍사스 담당 기자 리차드 듀켓과 가진 인터뷰에서 몸에 맞는 공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추신수는 주위의 우려에 “몸에 맞는 공도 야구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만약 몸에 맞는 공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다면 타석에서의 자세를 바꿀 것이고 그렇다면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흔히 야구계에서는 “공에 대한 두려움을 갖는 순간 타자의 생명은 끝난다”라고 말한다. 타자는 공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는 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라는 말도 있다. 추신수도 이와 같은 이야기에 동의하고 있는 것이다. 듀켓 기자도 “추신수는 오로지 투수에게만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어떤 식으로든 출루해 팀의 득점을 돕는 것만을 생각한다”며 추신수의 자세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렸다.
추신수는 부상에 대해 “그것이 인생이다”라고 담담하게 말하면서 “만약 부상을 생각하고 있다면 100%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 부상을 당하면 당하는 것이다. 그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지 않길 원한다. 그것이 나다”라고 강조했다. 7년의 장기계약을 따낸 귀한 몸이 됐지만 몸을 사리지 않고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각오를 피력한 것이다. 이러한 추신수의 헌신과 팀 플레이 등 ‘올드보이’적 성격은 이미 메이저리그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
추신수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듀켓 기자는 “몸에 맞는 공도 단지 추신수의 출루 공식 중 하나일 뿐”이라면서 “레인저스 팬들은 추신수가 그의 뒤에 기다리고 있는 프린스 필더나 아드리안 벨트레 등의 기회를 위해 출루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으면 된다”라면서 추신수의 출루 능력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드러냈다. 한편 지난 15일 미국으로 출국한 추신수는 25일 텍사스 구단 행사에 참여해 팬들 앞에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등 빠르게 ‘순찰대’의 일원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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