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눈앞 '왕가네', 브레이크 없는 질주 저력 뭘까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4.01.27 09: 20

KBS 2TV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이 시청률 50%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다. 막장 논란까지 가볍게 넘겨버린 이 드라마, 저력이 뭘까.
40%대를 넘어 시청률 50%대 돌파로 목표를 상향 조정한 '왕가네 식구들'은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앞으로도 깨지기 쉽지 않을 시청률을 매회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왕가네 식구들'의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시청률과는 별개로, 매회 시청자의 피로도를 높이는 등장인물의 깊게 꼬인 갈등과 안하무인 캐릭터의 행동들이 막장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
특히 극 중반 '며느리 오디션'이라는 설정이 등장하자 시청자의 원성은 하늘을 찔렀다. 광박(이윤지 분)이 상남(한주완 분)과의 결혼을 반대하는 시아버지 대세(이병준 분)가 주최한 며느리 오디션에 참가해 1위를 차지, 결국 결혼에 골인한다는 설정은 실소를 유발했다.

또 호박(이태란 분)이 세달(오만석 분)의 마음을 시험하고자 벌였던 자작 납치극도 시청자를 아연실색하게 했지만, 이러한 설정 속에서도 시청률은 반비례했다. 당시 시청자의 원성에도 불구하고 '왕가네 식구들'은 자체 최고 시청률을 매회 경신했다.
이제 종영을 6회 앞둔 '왕가네 식구들'은 왕가네의 집안이 돈을 쫓던 수박(오현경 분)으로 인해 풍비박산나고 4대가 함께 살던 집에서 쫓겨나면서 매회 눈물바람이지만, 46.7%(닐슨코리아 전국기준)라는 경이로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선을 끌고 있다.
이같은 시청률은 배우들의 개성을 캐치해 대본에 녹여내는 문영남 작가의 필력에 기인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문 작가는 매주 금요일 진행되는 대본 연습을 통해 배우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연기 스타일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맞춤형 대본으로 배우들을 극 안에서 적재적소로 활용하고 있다. 또 강력한 설정 속에서도 물흐르듯 흘러가는 대본은 시청자가 극에 몰입할 수 있게 했다.
이에 바람 잘 날 없이 휘청거리는 집안을 지탱하기 위해 환갑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가장의 무거운 어깨에 주름살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왕봉 역의 장용과, 어린 나이부터 시집살이를 시작해 앙금만 남은 '국민 엄마' 김해숙의 억척스러운 연기, 또 그런 며느리와 시도때도 없이 기싸움을 벌이는 나문희 등 중년 연기자가 잡는 무게감 안에는 막장이라고 치부하기만은 힘든 등장인물의 스토리가 촘촘하게 살아있어 시청자를 웃고 울리고 있다.
또 수박, 호박, 광박, 해박, 대박, 왕돈, 민중, 세달, 상남 등 각 등장인물은 부부 사이의 현실적인 갈등을 극대화해 보여주거나, 캥거루족, 연어족, 학벌지상주의, 편애, 삼포세대 등의 가족 키워드를 녹여내며 어느 곳 하나 빈틈 없는 탄탄한 이야기 구조로 눈돌릴 틈을 주지 않고 있다.
전작 '폼나게 살거야'(2011)의 시청률 굴욕으로 잠시 주춤했던 문영남 작가가 다시 이견없는 '주말극 시청률의 여왕' 타이틀을 되찾음과 동시에, '주말극 강자' 타이틀에 흠집을 남긴 전작 '최고다 이순신'의 부진을 잊게 한 '왕가네 식구들'은 이제 결말을 향해 달리고 있다. '역지사지'라는 기획의도를 어떤 식으로 마무리하며 논란을 털어버린 '국민드라마'로 우뚝 설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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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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