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만큼 자란 양의지 "내가 부족했던 탓"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1.27 14: 30

2010년 양의지(27,두산)는 군제대 후 복귀 시즌에서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 홈런 20개를 터트리는 기염을 토했다. 당연히 신인왕은 양의지가 거머쥐었고, 순식간에 두산 주전포수 자리를 꿰찼다.
이후 양의지는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2011년에는 타율 3할을 넘겼고, 작년까지 꾸준히 주전 안방마님으로 활약했다. 그렇지만 작년 포스트시즌은 양의지에게 상처였다. 백업포수였던 최재훈이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양의지는 입지가 좁아졌고, 한국시리즈에서도 최재훈이 부상을 당하고서야 마스크를 쓸 수 있었다.
양의지와 최재훈이 경쟁을 벌이면서 두산 전력은 올라갔지만, 양의지 본인이 감내해야 할 아픔은 적지 않았다. 프로 세계에서 주전자리에 위협을 받는 것만큼 아픈 일은 없다. 때문에 양의지는 쉴 틈 없이 2014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 캠프에서 구슬땀을 쏟고 있는 양의지는 철저한 몸관리로 코칭스태프가 놀라움을 표할 정도다. 훈련이 끝난 뒤 동료들과 야식을 먹으러 가서도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며 소고기 스테이크와 닭가슴살 스테이크를 따로 주문할 정도다.
양의지는 지난 겨울 식이요법과 운동을 통해 6kg을 감량했다. 체지방도 5%를 줄이는 데 성공해 한결 가벼운 컨디션을 뽐내고 있다. 양의지는 "시즌 중에도 부상방지와 체력을 유지하도록 체중조절을 할 것이다. 그런데 얼굴살은 잘 안 빠지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사실 양의지는 작년 허리부상을 안고 뛰었다. 작년 뿐만 아니라 포수를 보면서 얻은 고질병과도 같다. 이에 대해 "허리부위 강화를 통해 1년을 잘 보내야 한다. 때문에 러닝과 웨이트에 충실하고 있고, 기대했던 만큼 몸도 올라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의지 야구인생에서 2013년은 어떤 의미였을까. 그는 "시즌도, 시리즈도 많이 아쉬웠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내가 당연히 감내해야 할 부분이다. 내가 부족했기 때문에 남을 탓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느낀 게 많고 부족한 부분도 알게 됐다. 힘들었지만 내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경험"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팀도 올해 양의지 활약이 절실하다. 안방에서 중심을 잡아줘야만 팀이 원활하게 돌아가는 건 당연한 이야기다. 양의지도 "내가 잘 한다면 분명 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내가 잘 하면 나도 팀도 모두 행복한 시즌이 될 것"이라면서 "전력누수가 많다고 많이들 우려하는데 누군가가 빠졌다고 약해질 팀이 아니다. 좋은 선수가 많기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홍성흔 선배님을 비롯한 전 선수단이 뭉쳐서 두산만의 색으로 멋진 플레이를 할 것"이라는 각오를 숨기지 않았다.
양의지가 갖고 있는 목표는 딱 하나, 다시 좋은 포수가 되는 것이다. "게으른 포수가 되지 말자! 부지런한 포수가 되자! 남을 탓하기 보다 스스로 포용하고 끌어안을 수 있는 책임감 있는 포수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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