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목표는 15위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기 위한 최소한의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팀은 27일 강원도 평창에서 스타트 공개훈련과 미디어데이 행사를 가졌다. 이용 감독을 필두로 한 봅슬레이 남자 대표팀은 평창 알펜시아 스타트 훈련장에서 스타트 훈련을 공개한 후, 미디어데이 행사를 통해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 나서는 포부와 각오를 밝혔다.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은 오는 2월 8일(한국시간) 개막하는 소치동계올림픽에서 한국 동계스포츠 역사상 처음으로 전 종목에 출전한다. 남자 2인승 2팀, 4인승 2팀과 여자 2인승 1팀이 소치에서 올림픽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 김동현(27, 강원도청)을 제외하고는 모두 올림픽 첫 출전이기에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

그래서일까. 기자회견에 참석한 봅슬레이 남자 대표팀 선수들은 이구동성 '첫 올림픽 출전'에 대한 설레임을 품고 있었다. "생애 첫 올림픽 무대를 밟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 준비해온 만큼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원윤종(29, 경기연맹)의 각오처럼, 모두 처음 출전하는 올림픽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노력해온 결과를 얻고 싶다는 의지에 불타고 있었다.
이들을 지도하는 이용 봅슬레이 대표팀 감독은 감회가 더욱 남다르다. 봅슬레이 1세대로 1998 나가노동계올림픽부터 올림픽 무대를 밟았던 이 감독은 "지난 해까지만 해도 과연 봅슬레이가 올림픽에 단 한 팀이라도 출전가능할까 하는 의문을 가졌다"며 "그런데 이번에 2인승에서 7등으로 2팀, 4인승에서 8등으로 2팀이 출전하게 됐다. 나조차도 믿기 힘든 결과"라며 후배들의 선전을 대견스러워하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봅슬레이 대표팀의 목표는 중위권에 해당하는 15위다. 봅슬레이 대표팀의 쾌거에 고무된 이들이 지나치게 높은 목표를 설정하는 것에 대해 "이제 3년된 선수들이 금메달을 딴다면 다른 선수들은 너무나 억울하지 않겠는가"라고 농담을 던진 이 감독은 "소치동계올림픽은 성적도 성적이지만 다가올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기 위한 최소한의 결과를 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으로 소치에 가려고 한다"며 장기적인 계획을 강조했다.
겨우 1~3년에 불과한 일천한 경력의 선수들이 올림픽에 나간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거듭 강조한 이 감독은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는 만큼 좋은 성적이 나와야한다. 그렇지 못하면 얼마나 원망을 들을까 하는 부담감도 있다"며 "요새 여러 가지 생각을 하느라 잠을 못 이루고 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레이스를 이끌어가야하는 책임감을 가진 두 명의 파일럿 원윤종과 김동현도 당장 눈 앞의 성적보다는 도전자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원윤종은 "승부처는 스타트다. 파일럿인 만큼 코스에 대한 적응을 빨리 해야만 목표로 하는 중위권 15위 성적을 이룰 수 있다"고 파일럿으로서 노력과 연구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당시 브레이크맨으로 나선 김동현은 이번 소치에서 파일럿으로 포지션을 바꿔 출전한다. 그 때문에 두 번째 올림픽이지만, 첫 번째 올림픽처럼 느껴진다는 김동현은 "처음으로 도전하는 도전자의 입장에서 코스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도전하는 입장인만큼 꾸준히 노력할 생각"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다른 선수들 역시 그동안 피땀 흘려 노력한 성과를 첫 번째 올림픽 무대인 소치에서 펼쳐보이겠다는 의지와 각오를 보였다.
costball@osen.co.kr
평창=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