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첫 출전인만큼 좋은 성적보다 레이스를 완주해서 한국 봅슬레이 여자 2인승 기록이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팀은 27일 강원도 평창에서 스타트 공개훈련과 미디어데이 행사를 가졌다. 김정수 감독을 필두로 한 봅슬레이 여자 대표팀은 평창 알펜시아 스타트 훈련장에서 스타트 훈련을 공개한 후, 미디어데이 행사를 통해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 나서는 포부와 각오를 밝혔다.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은 오는 2월 8일(한국시간) 개막하는 소치동계올림픽에서 한국 동계스포츠 역사상 처음으로 전 종목에 출전한다. 특히 여자 2인승의 경우 한국 여자 봅슬레이 사상 첫 올림픽 진출이기에 의미도 감회도 남다르다.

여자 대표팀을 이끄는 김 감독은 "첫 출전이기 때문에 성적은 크게 바라지 않는다. 첫 출전이고 소치에서 한 번도 타본 적이 없기 때문에 최대한 안전하게 코스를 숙지하고 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좋은 성적보다 레이스를 완주해서 한국 봅슬레이 여자 2인승 기록이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치행 출사표를 던졌다.
단 둘뿐인 봅슬레이 여자 대표팀의 김선옥(34, 서울연맹)과 신미화(20, 삼육대)의 각오도 같았다. "부상 없이 완주하고 돌아오겠다"며 각오를 다진 김선옥이나, "스무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올림픽에 출전하게 돼 영광이다. 열심히 하겠다"고 앳된 미소를 지은 신미화 모두 완주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감독 한 명, 선수 두 명의 단촐한 구성이지만 봅슬레이 여자 대표팀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훈훈하다. 선수인 김선옥이 김정수 감독보다 한 살 연상이고, 파트너인 신미화와는 무려 열 네살 차이가 난다. 하지만 김 감독은 "두 선수 모두 너무 잘 따라와주고 잘 받아준다. 처음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어떻게 지도해야할지 고민도 많았지만 지금은 크게 어려운 점이 없다"고 강조했고, 신미화는 한 술 더 떠 김선옥에 대해 "워낙 젊은 감각이 있다"며 세대차이를 느낀 적이 없다고 환하게 웃었다.
김선옥과 신미화 모두 육상선수 출신이기에 호흡이 잘 맞고 이야기도 잘 통한다는 점 역시 봅슬레이 여자 대표팀의 자랑거리다. "육상을 하다보면 순발력, 스피드 훈련을 많이 하는데 이 부분이 스타트에 많이 도움이 된다"며 "다른 종목 선수였다면 엇박자가 날 수 있었을 수도 있는데 육상을 해서 그런지 호흡도 잘 맞고 파트너십이 좋은 것 같다"고 미소를 보였다.
바쁘게 달려온 봅슬레이 대표팀은 이번 설을 가족과 함께 보낸다. 소치 출국을 앞두고 휴가를 받은 두 선수는 가족과 함께 따뜻한 명절을 보내고 2월 1일 선수단 본단과 함께 소치로 떠난다. 김선옥은 "명절 때 가족과 함께 시간을 오래 보낸 적이 거의 없다. 가서 며느리 노릇 좀 해야겠다"며 실전을 앞둔 짧은 휴식을 반겼다. 완주를 목표로 값진 도전에 나서는 한국 봅슬레이 여자 대표팀의 시원한 질주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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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