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탈 때 무섭다는 생각은 없었다. 무섭다기보다 많이 부딪히니 아프더라."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팀은 27일 강원도 평창에서 스타트 공개훈련과 미디어데이 행사를 가졌다. 조인호 감독을 필두로 한 스켈레톤 대표팀은 평창 알펜시아 스타트 훈련장에서 스타트 훈련을 공개한 후, 미디어데이 행사를 통해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 나서는 포부와 각오를 밝혔다.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은 오는 2월 8일(한국시간) 개막하는 소치동계올림픽에서 한국 동계스포츠 역사상 처음으로 전 종목에 출전한다.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 스켈레톤은 '겁없는 신인' 윤성빈(20, 한국체대)의 눈부신 활약 속에 출전권을 획득한데 이어 이한신(26, 전북연맹)까지 출전을 확정지으며 올림픽 2명 출전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조인호 감독은 "짧은 시간 안에 큰 것을 얻었다. 욕심을 부리기보다 장기적인 계획으로 평창에서 메달을 가져올 수 있는 좋은 발판을 만들겠다"며 "소치는 트랙 특성상 쉬운 코스이기 때문에 스타트와 무게의 장점을 살려서 짧은 시간 안에 빨리 숙지해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스켈레톤 시작 후 처음으로 올림픽에 나서게 된 이한신도 "운동 4년간 하면서 처음 올림픽에 간다. 올림픽을 꿈으로 생각하고 운동해온 만큼 지금까지 훈련한 것, 힘들었던 것을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 보여드리겠다"고 가슴 뛰는 심정을 밝혔다.
메달 기대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윤성빈은 담담했다. 윤성빈은 "이번 여름 많이 준비했는데 올림픽에서 큰 걸 바라기보다 멀리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경험을 쌓는다고 생각하고, 우선 여름에 해왔던 것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다"고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윤성빈은 담이 크고 배짱이 두둑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선수다. 머리를 앞으로 두고 최고 속도 150km로 미끄러져 내려가는 스켈레톤은 일반인들의 생각으로는 극한의 공포 그 자체다. 그러나 윤성빈은 "처음 탈 때는 무섭다는 생각은 없었다. 한 번 타보고 싶었고 재밌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타고 나니까 무섭다기보다 많이 부딪혀서 아프더라"며 "이제는 무서운 느낌보다 다음 코스 어떻게 타야할지 그런 생각만 하면서 탄다. 다른 생각은 없다"며 스켈레톤과 찰떡궁합을 자랑했다.
이런 배짱이 기반이 됐기에 윤성빈의 상승세가 가능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스켈레톤을 시작한지 1년 6개월 만에 대륙간컵에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윤성빈은 '겁없는 신인'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1년 사이에 몸무게를 성공적으로 불렸고, 기량은 나날이 물이 오르고 있다. 우직함과 겸손함까지 갖춘 윤성빈의 질주는 한국 스켈레톤에 있어 희망 그 자체다.
스켈레톤의 매력을 묻자 "아직 시작한 지 얼마 안돼서"라며 고개를 갸우뚱한 윤성빈은 "'답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해나가면 해나갈수록 알아야할게 많고 풀어나가야할 것이 많다는 것이 스켈레톤의 매력"이라고 답했다. 그런 윤성빈의 첫 번째 과제는 바로 경험. "경험이 아직 부족하고 넘어야할 것도 너무 많다"는 윤성빈이 소치에서 '배짱 레이스'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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