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 모델은 한희민이다".
한화팬들에게는 아련한 추억의 이름이 하나 있다. 바로 전신 빙그레 시절 이상군과 원투펀치로 활약한 잠수함 투수 한희민이 그 주인공이다. 프로야구 초창기를 대표한 언더핸드 투수로 이글스 역사에서도 최고의 잠수함 투수로 남아있다. 한희민 이후로 한화에는 이렇다 할 잠수함 투수가 등장하지 않았다.
올해 한화에 입단한 신인 잠수함 투수 정광운(23)이 한희민을 롤 모델로 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홍익대를 졸업하고 2014년 2차 지명에서 6라운드 전체 64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그는 마무리훈련 때부터 가능성을 보이며 당당히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정광운은 1군 캠프에 대해 "확실히 프로가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훈련 중에도 실수가 별로 없고, 집중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코치님들과 선배님들에게 많은 것을 배운다는 생각으로 훈련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장점에 대해 "대학 시절에는 타자와 타이밍 싸움을 잘 이용한다는 평가를 들었다. 직구와 함께 투심 패스트볼을 주로 던진다"며 "그러나 아직 많은 것이 부족하다. 특히 위기 상황을 극복해나가는 능력이나 제구력이 떨어진다"고 스스로 진단했다.
정광운은 자신의 롤 모델로 대선배 한희민을 꼽았다. 1991년생인 그가 한희민의 전성기 시절을 직접 봤을리 없다. 하지만 같은 잠수함 투수라는 공통점과 함께 홍익대 4학년 시절인 지난해 투수 인스트럭터로 학교를 찾아온 한희민의 지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는 "장채근 홍익대 감독님께서 작년 이맘때 한희민 선배님을 초대하셔서 투수들을 가르쳐주신 적이 있다. 그때부터 투심을 많이 던지기 시작했다"며 "한희민 선배님이 직접 던지는 걸 보지 못했지만 예전 영상을 찾아서 많이 봤다. 한희민 선배님처럼 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올해 목표는 1군에서 불펜 투수로 활약하는 것. 전광운이 대선배 한희민의 기를 받아 독수리 군단 잠수함의 희망으로 떠오를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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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