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방송을 마친 ‘님과 함께’는 ‘우리 결혼했어요’와 확연히 차별점이 있었다. 스타들의 가상 재혼을 구성으로 하는 까닭에 ‘우리 결혼했어요’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는 프로그램이었지만, 황혼 로맨스를 현실적으로 다루는 깊이 있는 접근 방식은 이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를 높이기 충분했다.
27일 첫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님과 함께’는 이혼과 사별의 아픔을 가진 두 쌍의 연예인 커플이 가상 재혼 생활을 하는 모습을 담는 예능프로그램으로 임현식·박원숙, 이영하·박찬숙이 출연한다.
MBC 인기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의 황혼 부부 판이라고 할 수 있는 구성. 이미 결혼 생활을 경험한 스타들이 가상 재혼을 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좌충우돌 로맨스와 재혼으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 가족 간의 화합을 담을 예정이다.

첫 방송은 임현식과 박원숙, 이영하와 박찬숙이 재혼 부부로서 첫 만남을 하는 가상 상황이 펼쳐졌다. 임현식은 평소 설레는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는 박원숙의 집을 둘러보며 배우 박원숙이 아닌 여자 박원숙을 알아갔다. 두 사람은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으며 진지한 대화를 이어갔다. 달달한 로맨스는 없었지만 서로를 배려하고 작은 행동에도 치켜세우며 칭찬하는 모습은 훈훈함이 있었다.
이성간의 미묘한 감정보다는 화합에 초점이 맞춰졌다. 임현식과 박원숙은 함께 커튼을 달면서 배우자의 부재에 대해 함께 공감을 했다. 또한 함께 공터를 꾸미면서 작은 것에도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아울러 소소한 로맨스도 있었다. 임현식은 박원숙과 나들이에 “20분이나 차를 함께 타고 간다”고 기뻐했고, 박원숙은 쑥스러워하며 “앙탈을 부린다”고 맞장구 쳤다. 달콤한 말 한마디보다 서로를 배려하며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이 설렐 수 있다는 것을 두 사람이 증명했다.
이영하와 박찬숙은 삐거덕거리는 게 많은 전쟁 같은 재혼이었다. 두 사람은 어색하고 쑥스러움이 가득했다. 집에서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는 박찬숙과 집에서 함께 밥을 먹는 게 부담스러운 이영하는 달라도 많이 달랐다. 이영하와 박찬숙은 앞선 임현식과 박원숙보다 차이를 좁히는 게 급선무였다. 특히 박찬숙의 직설적인 화법은 이영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두 사람은 순간순간 티격태격하면서 갈등이 산재했다. 하지만 어색해하면서도 웃음꽃은 끊이지 않으며 향후 친밀해진 후 급속도로 발전할 황혼 로맨스를 예상하게 했다.
제작진의 담백한 구성도 향후 ‘님과 함께’를 더욱 기대하게 했다. 제작진은 억지로 달달하거나 미묘한 감정을 끌어올리느라 힘을 쓰지 않았다. 황혼 로맨스를 다루는데 있어서 시간이 답이라는 진득한 방식을 택한 듯 억지스러운 상황 설정이 없었다.
‘님과 함께’는 첫 방송에서 가상 재혼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스타들의 모습 속에서 시청자들에게 진심을 전하고자 곳곳에 신경 쓴 부분이 많았다. 어색하면 어색한대로, 가감 없이 전달하며 향후 발전되는 관계를 보는 재미의 여지를 남겼다. ‘우리 결혼했어요’의 아류작이라는 시선 속에 출발한 이 프로그램이 가상 재혼으로 진정성 있는 예능프로그램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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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과 함께’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