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님과 함께', 억지 덜어낸 가상 재혼 '흥행 예감'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1.28 07: 25

JTBC 새 예능프로그램 ‘님과 함께’가 억지스러운 상황 설정 대신에 담백한 구성으로 안방극장을 매료시켰다. 동시에 ‘우리 결혼했어요’와 선긋기에 성공했다. 가상 재혼이라는 카드를 꺼낸 JTBC가 ‘썰전’, ‘히든싱어’를 잇는 대박 예능프로그램을 탄생시킬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27일 첫 방송된 ‘님과 함께’는 MBC 인기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와 마찬가지로 가상 결혼을 앞세운다. 다른 게 있다면 재혼 부부를 콘셉트로 임현식과 박원숙, 이영하와 박찬숙 등 연륜 가득한 스타들이 함께 한다는 것.
첫 방송은 두 가상 부부가 어색한 첫 만남을 갖고 호칭을 정리하며, 서로의 집을 탐색하는 과정이 담겼다. 드라마를 통해 처음으로 인연을 맺은 후 친분을 쌓아온 임현식과 박원숙은 친구 같은 부부였고, 키 차이만큼이나 성격이 극과 극인 이영하와 박찬숙은 해결할 숙제가 많은 문제적 부부였다.

서로의 험난했던 인생사를 공유하며 결혼과 이혼, 재혼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나눴던 임현식과 박원숙은 인생의 무게가 느껴졌다. 부부라기보다는 오랜 친구 같았고, 그래서 앞으로 벌일 갈등이 더욱 험난해 보였지만 이들의 진심 섞인 대화는 가상 결혼이라는 다소 장난스러운 상황을 진정성 있게 만들었다.
첫 만남부터 마지막 소주 한잔의 자리까지 어색한 기운을 떨칠 수 없었던 이영하와 박찬숙은 성격 차이가 심각했다. 부드럽지만 고집이 센 이영하와 직설적이지만 섬세한 박찬숙은 삐걱거림이 많았다. 앞으로 두 사람이 간극을 좁히는데 소요할 시간과 정성이 기대되는 부분이었다.
전체적인 구성은 억지스럽지 않고 담백했다. 이미 결혼 생활을 경험해본 이들이기에 결혼에 대한 판타지적인 요소를 보여주기보다는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 듯 보였다. 이혼한 박원숙은 재혼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해 임현식을 당황하게 했고, 박찬숙의 거침 없는 공격은 이영하를 주춤거리게 했다.
이는 향후 갈등의 씨앗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 프로그램이 단순히 가상 결혼을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라 진짜 가족이 되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을 시청자들과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려는 분명한 의도가 엿보였다.
때문에 자극적인 설정보다는 대화의 시간이 유독 길었고, 이는 가상 재혼을 부담스럽지 않게 받아들이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또한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익숙하지 않은 네 명의 스타들의 가감 없는 사생활 공개는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님과 함께’는 첫 방송만 봤을 때는 억지를 덜어내고 스타들의 가상 재혼을 통해 결혼과 가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고자 하는 기획의도가 잘 드러난 예능프로그램이었다. 이제 남은 것은 KBS 2TV ‘안녕하세요’, SBS ‘힐링캠프’ 등 쟁쟁한 토크쇼가 버티고 있는 월요일 오후 11시대 예능프로그램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
‘썰전’과 ‘히든싱어’의 대박 흥행을 섣불리 점칠 수 없었듯이 ‘우리 결혼했어요’ 아류작으로 출발했지만 호평 속에 첫 발을 디딘 ‘님과 함께’가 또 다른 돌풍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jmpyo@osen.co.kr
‘님과 함께’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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