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 염기훈(31, 수원)의 왼발이 멕시코전 비밀무기로 떠올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멕시코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있다. 지난 26일 코스타리카를 1-0으로 제압한 대표팀은 하루 휴식을 취한 뒤 28일 LA 콜리세움에서 회복훈련에 들어갔다.
지난 코스타리카전에서 홍명보 감독은 좌측날개로 염기훈 대신 김민우를 투입했다. 오랜만에 태극마크를 단 염기훈도 후배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8일 훈련을 앞두고 만난 염기훈은 “코스타리카전에 못 뛰어 서운한 것은 없다. 몸이 더 좋은 선수가 먼저 나가는 것이 당연하다”며 웃었다.
후배 김민우와의 경쟁에 대해서는 “민우가 브라질서부터 몸이 좋았다. 크게 개의치 않는다. 다른 선수들이 다 훌륭하다. 내 장점인 슈팅과 크로스에 집중하겠다”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장기도 훈수를 두면 안 보이던 수가 보인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그라운드 바깥에서 지켜보면 시야가 더 트일 수 있다. 염기훈이 본 코스타리카전은 어땠을까. 그는 “선수들이 K리그 끝나고 거의 두 달 만에 경기를 했다. 힘들게 몸을 끌어올려 첫 경기치고 잘했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승리했고, 부상도 없었다”고 자평했다.
어느덧 노장 축에 드는 염기훈에게 이번 월드컵은 마지막 기회다. 염기훈은 “마지막이란 생각이 많이 든다. 아쉬운 부분을 더 보완하고 운동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들어 온다”면서 굳게 다문 입술을 깨물었다.
jasonseo34@osen.co.kr
LA(미국)=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