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강한 불펜을 구축할 수 있을까.
넥센은 지난해 불펜 평균자책점 3.78로 LG(3.40)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그 원동력은 바로 세이브왕 손승락(46세이브), 홀드왕 한현희(27홀드)였다. 지난해 불펜 부문 타이틀 2개를 모두 가져온 넥센은 이들 외에도 이정훈, 송신영 등 베테랑들이 어린 자원들과 신구 조화를 잘 이루며 팀의 뒷문을 지켰다.
넥센 불펜의 최근 트렌드는 세대 교체다. 2011년까지만 해도 오재영과 손승락을 중심으로 송신영, 박준수, 이보근, 마정길 70~80년대생이 불펜을 이루다가 2012년부터는 강윤구, 한현희 등 어린 선수들이 성공적으로 불펜에 안착했다. 올해도 역시 마찬가지. 지난 시즌이 끝나고 이보근, 김상수가 입대하면서 빈 자리는 또 새 얼굴들이 메울 예정이다.

올해 새로 전력에 추가된 유망주들 중 눈에 띄는 이는 조상우와 이상민. 지난해 1차 지명 신인인 파이어볼러 조상우는 1년간의 '인턴' 생활을 마치고 올해는 불펜으로 투입된다. 이상민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NC에서 둥지를 옮겼다. 체격은 왜소하지만 씩씩한 배짱을 가지고 있는 좌완 투수다. 염경엽 감독은 "박성훈의 짐을 덜어줄 좌완 불펜으로 기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의 선수들도 한층 치열해진 경쟁으로 방심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강윤구, 문성현, 금민철, 오재영, 김대우, 장시환 등 6명이나 되는 토종 선발 후보 중 로테이션에서 제외된 이들은 언제든 불펜으로 기용될 수 있다. 지난해 선발보다 불펜으로 더 좋은 활약을 보인 강윤구는 불펜 1순위다. 언더핸드 김대우 역시 지난해까지 상무에서 마무리를 경험한 만큼 불펜으로 투입될 수 있다.
지난해 외국인 원투 펀치가 2012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했고 토종 선발들이 한차례 물갈이된 마운드 위기 속에서도 넥센이 창단 첫 4강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뒤에서 묵묵히 팀의 승리를 바쳐준 불펜의 공로가 크다. 올 시즌 타선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는 넥센이 마운드 강화까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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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우(왼쪽)-이상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