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노장’ 이호, “대표팀 분위기 많이 변했네요”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1.28 07: 14

파릇파릇했던 젊은 선수가 어느새 30살 아저씨가 됐다. 주름은 늘었지만 경험은 더 쌓였다. 이제 노장이 된 선수가 브라질 월드컵을 위해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
주인공은 이호(30, 상주상무)다. 8년 전 2006년 독일월드컵 대표팀에서 이호는 22살의 떠오르는 신예였다. 그는 김남일, 이을용, 이영표 등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축구의 미래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는 러시아리그에서의 실패 등으로 잊혀진 선수가 됐다. 상주상무에서 군인정신으로 절치부심한 그는 다시 한 번 월드컵에 나가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축구대표팀은 지난 2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메모리얼 콜리세움에서 벌어진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서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다음날 하루를 쉰 대표팀은 28일 LA 콜리세움에서 회복훈련을 가졌다. 연습에 앞서 남다른 각오를 지닌 이호와 취재진이 만났다.

코스타리카전을 벤치에서 지켜봤던 이호는 “경기는 11명이 뛰지만 바깥에 있는 선수들도 준비가 중요하다. 다들 기회를 기다린다”면서 눈에 불을 켰다. 언제든지 내보내주면 맡은 역할을 소화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을 준비하면서 대표팀은 미국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당시 22세의 이호도 포함되어 있었다. 8년 만에 찾은 미국은 감회가 어땠을까. 그는 “형들이 많이 없다. 하하. 대표팀 분위기도 변했다. 새 감독님과 코칭스태프에게 좋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제는 노장이 되어 후배들과의 경쟁이 힘들지 않을까. 이호는 “동생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옷 입고, 밥 먹는 것까지 통일하는 것을 강조하신다. 좋은 팀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한다”면서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이호가 노리는 수비형 미드필드에는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다. 최근 기량이 절정에 오른 기성용을 비롯해 국내파 중에서도 박종우와 이명주가 버티고 있다. 이호는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다. 나도 보기가 좋다. 내 장점은 크게 중요치 않다. 팀에서 원하는 틀 안에서 내 몫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자신보다 팀을 내세웠다.
미국 3연전에서 멕시코전은 대표팀에게 가장 중요한 경기다. 이호가 과연 기회를 얻을까. 멕시코전에 대해 이호는 “국내선수위주로 된 대표팀에서 해외 A매치 경험을 갖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월드컵 출전을 위해 중요한 경기”라며 마음을 새롭게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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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미국)=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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