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따말'의 불륜이란, 먹고 먹히는 잔인한 먹이사슬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4.01.28 08: 16

이렇게 잔인한 먹이사슬도 없을 것 같다.
SBS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 불류의 끝을 여실히 그리고 있다. 불륜의 당사자들은 인생이 반토막이 났다. 부모는 죄인이 됐고, 입원까지 했다.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것을 욕심냈던 동생은 결국 습관처럼 해왔던 '포기'로 결론 내렸다. 누구 하나 행복하지도, 또는 누구 하나만 불행할 수 없는 참 잔혹한 스토리다.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위치가 전복되고, 그 가운데서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불륜을 저지른 남편 유재학(지진희 분)이 죽도록 밉지만, 사랑하는 마음을 덜어내지 못하는 송미경(김지수 분), 남편의 외도를 혐오했으면서도 결국 자신도 똑같은 행동을 하고만 나은진(한혜진 분), 바람을 피웠다는 죄책감을 가지고 살았는데 하루 아침에 불륜의 피해자가 돼 있는 김성수(이상우 분)까지 일반적인 그림이 없다.

지난 27일 방송에서 재학-은진이 저지른 불륜의 불똥은 각 집안의 막내 송민수(박서준 분)-나은영(한그루 분) 커플에게 튀었다. 각자의 집안 식구를 처음 만나기로 한 날, 민수는 은영의 언니가 은진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민수는 은진의 얼굴을 미리 알고 있던 상황. 미니 상견례는 파토가 났고, 민수는 큰 결심 끝에 은영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은영은 울고불고 매달렸지만, 민수는 그의 손을 차갑게 놨다.
민수는 앞서 누나인 미경에게 "은영이 정말 좋은데 많이 참고 있다. 지금까지 내가 욕심냈던 것들은 다 가질 수 없었다"고 은영에 대한 감정을 털어놓은 바 있다. 민수는 늘 그랬듯 이번에도 자의가 아닌 타의로 인해 사랑의 끈을 놓아야 했다.
미경-재학, 은진-성수 부부도 이혼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과정에서 보여지는 네 사람의 감정이 너무 애달파서 서글프기까지 하다. 서로를 죽도록 협오하고 증오했던 네 사람이지만 이제는 가해자도, 피해자도 없는 싸움이 됐다. 미경은 그래도 재학을 사랑했고, 재학도 미경을 곁에 두고 싶어 했다. 성수도 은진과의 추억이 떠올라 그를 혼자 놔둘 수가 없다고 했다. 은진만, "얼굴을 볼 때마다 상처가 떠오를 것"이라며 이혼을 고집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불륜'의 파장은 컸다. 가족이 파탄난 것은 물론 예상치 못했던 민수-은영의 결혼까지 깨졌다. 시작은 은진과 재학이었으나, 끝에는 민수-은영이 됐다. 앞으로 어디까지 번져나갈지가 문제. '따뜻한 말 한마디' 제작진은 방송에 앞서 불륜의 끝에서 다시 가족의 사랑을 말하는 따뜻한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자신한 바 있다. 이 잔인하게 풀어진 먹이사슬을 어떻게 정리해 쓸어담을 것인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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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말 한마디'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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