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투수 장원준과 최대성은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이다. 이들은 부산고 시절 환상적인 배터리 호흡을 과시하며 우정을 쌓아왔다.
2004년 나란히 롯데 유니폼을 입은 장원준과 최대성은 프로 데뷔 후 단 한 번도 함께 날지 못했다.
좌완 장원준은 2008년 생애 첫 10승 고지에 오른 뒤 2011년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 달성은 물론 15승 고지를 밟으며 특급 에이스로 우뚝 섰다. 반면 최대성은 유망주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장원준이 스타덤에 올랐을 때 최대성은 병역 의무를 수행하며 그라운드 복귀를 갈망했다. 언젠가 최대성은 "외야 일반석에 앉아 동료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지켜본 적도 있었다. 그라운드를 쳐다보면서 '내가 마운드 위에서 역할을 해줬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을 했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야구인데 야구를 못해 아쉬웠다"고 털어 놓았다.
최대성은 2012년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71차례 마운드에 올라 8승 8패 1세이브 17홀드(평균자책점 3.59). 만년 기대주에 머물렀던 최대성이 뒤늦게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아쉽게도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한 장원준은 경찰청 야구단에서 병역 의무를 수행했다.
"올해부터 함께 날자". 사이판 1차 캠프에서 담금질 중인 장원준과 최대성은 올 시즌 동반 활약을 다짐했다.
병역 의무를 마치고 3년 만에 롯데 유니폼을 입은 장원준은 특급 좌완 선발로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는 최대성과의 동반 활약을 학수고대했다. "지금껏 동시에 잘한 적은 없다. 많이 아쉽다. 서로 잘 하면 그만큼 팀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최대성은 지난해 6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재활 프로그램을 착실히 밟아왔다. 현재는 전력 투구를 해도 아무런 통증을 느끼지 못할 만큼 상태가 호전됐다. 이제 완쾌됐다고 표현해도 무방하다.
장원준은 "대성이와는 고교 시절부터 친한 친구니까 굳이 말 안 해도 안다"며 "대성이는 자존심이 강해 올 시즌 반드시 뭔가 보여줄 것"이라고 친구의 선전을 확신했다.
최대성은 "원준이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함께 호흡했던 친구가 잘 되니까 기분이 좋다"면서도 "친구가 나보다 많이 앞서 있는데 어떻게 보면 내 잘못이 크다. 그동안 몸관리를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다. 나를 탓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장원준은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을 예정. 이에 최대성은 "내가 뒤에서 잘 막으며 원준이가 그동안의 노력을 제대로 보상 받게끔 해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올해부터 함께 날자"는 부산 사나이의 굳은 결의는 현실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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