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지나가버린 한 시간이었다. 다큐멘터리임에도 실감나는 CG(특수효과)와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이 곁들여진 다큐멘터리 ‘MBC 다큐스페셜-1억년: 뿔공룡의 비밀’(이하 ‘뿔공룡의 비밀’)은 마치 영화 ‘쥬라기 공원’을 보는 듯 긴장감 넘치는 재미를 주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지난 27일 방송된 ‘뿔공룡의 비밀’은 1억 년 전, 1억 년 동안 진화하며 지구상에 생존해 남았던 뿔공룡의 역사를 담았다.
뿔공룡의 조상으로 인정받고 있는 종은 1억년 전 백악기 한반도 땅에 살았던 작은 몸집의 초식 공룡 코리아 케라톱스. ‘뿔공룡의 비밀’은 “코리아 케라톱스가 어떻게 트리케라톱스(뿔공룡)의 조상일까?”라는 의문을 제시하는 것으로 시작해 아시아 대륙에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넘어가며 진화를 이뤘던 뿔공룡의 생존기를 그려냈다.

이날 가장 돋보였던 것은 다큐멘터리임에도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사용된 스토리텔링 기법과 화려한 CG 영상. 프레젠터로 나선 샘 해밍턴은 처음부터 시간여행을 하는 듯 '시간의 문'을 이용해 1억년 전 백악기로 넘어갔고, 진화해 가는 뿔공룡은 불쑥불쑥 현실의 샘 해밍턴이나 공룡에 대해 설명 중인 전문가들의 앞, 혹은 만리장성 위에까지 나타나 웃음을 줬다.
화려한 CG는 단순히 보는 이들의 시각적 쾌감을 주기 위해서만 사용된 게 아니었다. 뿔공룡들의 생태와 그들이 처했던 환경 등을 설명하는 데 쓰여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는데 200% 활용됐다. 때문에 시청자들은 아시아 대륙에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동한 뿔공룡 센트로사우루스가 맞닥뜨렸던 끔찍한 홍수 재난과 결투하는 두 공룡, 트리케라톱스와 티라노사우루스 화석의 실체를 눈 앞에서 보는 듯 직접 보고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뿔공룡의 비밀’은 2009년 공룡 탐사 다큐멘터리 ‘공룡의 땅’ 이동희 PD의 신작이다. 무려 기획한지 5년 만에 내놓는 이번 다큐멘터리에서는 프레젠터로 나선 방송인 샘 해밍턴 외에도 세계적인 공룡 전문가 필립 커리, 마이클 라이언, 수싱, 데이빗 이버스, 이융남 박사 등의 고증으로 출연했다. 할리우드 특수효과 제작사인 원더월드 스튜디오 제작진이 실감나는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보탰다.
'뿔공룡의 비밀' 제작진은 지난 21일 제작보고회에서 백악기 자연환경이 그대로 보존돼 있는 뉴질랜드에서 실사 촬영을 진행, 기존 HD 영상보다 4배나 해상도가 높은 4K 카메라로 공룡시대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생태계를 담았음을 밝히며 자부심을 드러낸 바 있다.
이처럼 하나의 주제로도 다양한 요소들을 접합해 흥미를 끌어올린 '뿔공룡의 비밀'은 호평 받기 충분한 수작이었다. 시청자들은 풍부한 상상력에 빈틈없는 과학적 고증, 화려한 영상 기술이 빛난 이 작품성 높은 다큐멘터리의 2부를 벌써부터 기다리고 있다. 28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의 집계결과에 따르면 '뿔공룡의 비밀'은 지난 27일 4.0%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다음 달 3일 오후 11시 15분에 방송될 2부는 어떤 반응을 얻게 될 지 기대감을 모은다.
eujenej@osen.co.kr
'뿔공룡의 비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