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희가 왕관을 썼다. 연기력 논란으로 마음고생했던 시절은 다 지나간 얘기다.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안성맞춤 캐릭터를 만나 이제야 제대로 된 배우 왕관을 머리에 얹은 느낌이다.
이연희는 웰메이드로 호평 받고 있는 MBC 수목드라마 '미스코리아'에서 오지영 역을 열연 중이다. 여상 졸업이 최종학력인데다 가난한 집안에서 엄마 없이 자란 콤플렉스 많은 이 아가씨는 지금 미스코리아 진의 꿈을 향해 달리고 있다.
청순글래머 미모 탓에 엘리베이터 걸로 살았지만 과거 연애했던 남자 형준(이선균 분)을 만나 우여곡절 끝에 미스코리아에 도전했고 아직 대회 결과는 안 나왔지만 진 왕관보다 더 값진 '사랑'을 얻었다. 이런 저런 오해로 멀어졌던 형준의 진심을 느끼고 진정한 사랑에 눈을 뜨고 있는 것이다.

이연희는 일단 비주얼만으로도 청순글래머 오지영 역에 어울렸다. 캐스팅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미스코리아에 도전하는 미모의 아가씨를 소화하기 손색없다는 반응을 얻었다. 문제는 연기력이었다. 이미 지난해 드라마 '구가의서' 카메오 출연을 통해 기대이상의 연기력을 선보인 그는 '미스코리아'를 통해 연기력 걱정 없는 배우로 쐐기를 박을 심판대에 섰다.
결과는 고무적이다. 비주얼을 넘어 오지영이란 인물의 섬세한 심리와 내면을 성숙한 연기로 표현해내고 있다는 평. 자칫 우월한 미모와 몸매에 가려져 폄하됐을지 모를 연기력에도 시청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때론 발랄하고 씩씩하면서도 속으론 고민과 방황을 거듭하는 오지영의 복잡한 내면이 이연희의 연기를 통해 TV 밖으로까지 전해지고 있다.
시청자 게시판 등에는 "이연희 연기 걱정 없다", "이연희 생각 이상 잘한다.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이제 연희 언니 보는 맛에 살아요. 너무 공감됨 ㅠㅠ" 등과 같은 호평과 응원이 눈에 띈다.
이연희는 연기에 입문한 뒤 짧지 않은 세월을 보냈고 상당한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늘 무결점 미모에 비해 아쉬운 연기력으로 입방아에 올랐다. CF 속 여신같은 비주얼과 이미지가 연기자 이연희로서는 발목을 잡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지금의 이연희는 확연히 다르다. 그간의 가슴앓이와 남모를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훌쩍 자란 연기력을 보여준다. 과거의 논란이나 너무 예쁜 비주얼에 발목 잡히지 않는, 얼굴 이상 그 연기가 너무도 예쁜 이연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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