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황후’-‘미코’, 살벌한 꽃들의 전쟁..시청자는 즐겁다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4.01.28 17: 50

월화수목 살벌한 여자들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한희 이성준)와 수목드라마 ‘미스코리아’(극본 서숙향 연출 권석장)가 그 주인공. 두 드라마는 여자 주인공을 앞세웠다는 점 외에도 갈수록 점입가경인 여자들의 치열한 전쟁터를 그려낸다는 점에서 특징을 공유한다.
28일 오후 방송되는 '기황후'는 현재 26회의 방송을 앞두고 있다. 그간 황궁의 그림자처럼 황제 타환(지창욱 분)과 고려왕 왕유(주진모 분)을 오가며 날쌘 첩자 역할을 해왔던 주인공 기승냥(하지원 분)은 죽음을 이기고 다시 황궁으로 돌아와 후궁 경선에 참여, 복수심을 불태우며 대승상 연철(전국환 분) 일가와의 전면전에 나선 상황이다.
'기황후'에는 다양한 여성 캐릭터가 등장한다. 단연 돋보이는 것은 주인공 기승냥. 하지원은 무술이면 무술,기예면 기예에 능하고 두뇌 싸움과 기싸움에서도 한 치의 물러섬이 없는 기승냥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극 중 기승냥의 가장 큰 적은 타나실리다. 타나실리는 제멋대로인 대다 나쁜 일에는 유독 머리가 잘 돌아가는 포독스러운 황후. 그는 기승냥 뿐 아니라 황궁 안에서 자신을 가장 많이 압박하는 황태후(김서형 분)과도 척을 진 채 세력 다툼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 기승냥에게는 위협적인 연적이 될 수 있는 연비수(유인영 분)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연비수는 돌궐족 바토루 장군의 딸로 왕유에게 포로로 잡혔다 목숨을 구한 후 그에 대해 묘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 특히 지난 25회 분에서 연비수는 남장을 벗고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으로 왕유의 곁을 지나쳤다.
'기황후'에서 선보이는 여인들의 전쟁은 실제 목숨이 오가는 피터지는 전쟁이다. 타나실리는 이미 자신의 연적이었던 타환의 후궁 박씨(한혜린 분)를 임신한 상태로 죽였다. 당시 박씨는 황궁에서 탈출해야만 하는 기승냥을 돕기 위해 스스로 황궁 밖 행을 요청했고, 그것이 덫이 돼 박씨 주변의 모든 고려인 출신 궁녀들이 죽임을 당했다.
이제 막 2막을 올린 '기황후'는 기승냥과 타나실리의 본격적이고도 치열한 두뇌싸움이 벌어질 예정. 뿐만 아니라 사실 타나실리가 양자로 택한 아이는 기승냥이 왕유와의 사이에서 낳아 잃어버린 아이로 이 같은 출생의 비밀이 극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월요일과 화요일이 원나라 황실 여인들의 싸움으로 치열하다면, 수요일과 목요일은 90년대 미스코리아들이 펼치는 왕관 전쟁이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미스코리아'는 IMF 사태가 일어났던 1997년 말, 죽어가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고교시절 첫사랑인 엘리베이터 걸 오지영(이연희 분)을 미스코리아에 당선시키려 고군분투하는 한 화장품 회사 청년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 드라마에선 배경이 배경인만큼 그간 표면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미스코리아들의 숨겨진 모습들이 그려지고 있다. 극 중 예쁘고 착하기만 할 것 같은 미스코리아 후보들은 동료의 비밀을 언론에 알리거나, 무대에 오를 구두 굽을 부러뜨려놓고, 저마다 좋은 자리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처절한 경쟁을 벌인다. 내부적 갈등 뿐 아니라 외부적 갈등 역시 빈번해 주인공 오지영은 안티 미스코리아 회원들로부터 달걀 세례를 맞기 일쑤다.
누가 뭐래도 싸움 구경이 가장 재미있는 구경거리라는 말이 있다. 아름다운 여인들이 선보이는 싸움이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평일 오후 계속되고 있는 꽃들의 전쟁이 시청자들에게 계속되는 즐거움을 줄 수 있을지 기대감을 모은다.
eujenej@osen.co.kr
'기황후' '미스코리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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