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희' 작가, '별그대'와 법정싸움 간다.."사회적 책임 느껴"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4.01.28 17: 57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대상으로 표절 의혹을 제기한 만화 '설희' 강경옥 작가가 드라마 제작사 측과 법정싸움에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 작가는 28일 오후 4시 자신의 블로그에 '최종입장입니다'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강 작가는 "세상에 법적인 심판대 뿐 아니라 도덕적 심판대라는 것도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 오랜 작가 생활을 한 사회적 책임이란 게 일부 내게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드라마 작가 지망생들의 글과 제작발표회부터 걱정했다는 방송관계자, 다른 저작권 피해사례자들이 보내온 글들과 만화계에서 있었던 사례들을 들으면서 조용히 끝내는 게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용하게 살고 싶은 개인적 성향을 잠시 접고 사회적 이유로 이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강 작가는 '저작권 침해에 관한 부분', '저작권 분쟁에 관한 사례', '입장' 등 세부 항목으로 정리해 자신의 뜻을 전했다.

먼저  2007년 11월 설희(만화)와, 2009년 1월 품관일기(소설), 2010년 8월 기찰비록(드라마), 2013년 6월 유성의 연인(소설), 2013년 12월 별에서 온 그대(드라마) 등이 광해군 일기를 토대로 작성된 작품이라고 열거했다.
강 작가는 "조선시대 광해군 일기에 나온 글은 강원도에 나타난 미확인물체에 관한 기록으로, 이 기록 하나만이 역사적인 기록이라 누구나 쓸 수 있는 공통된 정보다. 그것을 UFO와 외계인으로 보는 것이 아이디어에 해당하는 부분이고, 덧붙인 모든 이야기들은 전부 작가들이 각자 만들어낸 것이다. 이것을 소재로 한 작품이 확인된 바로는 5개가 있다"고 밝혔다. "보다시피 ‘설희’와 ‘별에서 온 그대’만이 스토리 구성이 겹친 상태다. 400년을 살아오며 전생과의 인연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이 과정은 아이디어에 속하는 스토리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는 "박지은 작가의 스토리메모는 작성시점을 규명할 수 없기 때문에 의거(어떤 사실이나 원리 따위에 근거함) 관계가 성립된다는 변호사 의견"이라며 "이제부터 콩쥐팥쥐나 신데렐라 이야기처럼 누구나 쓸 수 있는 프리웨어 버전이 됐다. 드라마 제작은 준비기간도 꽤 긴 걸로 안다. 많은 사람이 모여 회의와 의논도 할 것이고 시나리오가 나오면 많은 사람들이 볼 것이다. 그런데도 제작사의 누구도 작품의 존재를 몰랐다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강 작가는 "처음에는 사실 관계 목표가 목적이었다. 내 작품이 먼저 저 설정으로 만들어져있다는 것을 밝혀야 하기도 했다"며 "법정으로 가면 많으면 몇천 단위의 법정 비용과 1~2년이란 시간이 드는데, 그 기간에 원고 작업에 방해는 물론, 변호사들조차 현재 법의 저작권 기준이 모호해 내부에서도 이건 문제점이 많다는 의견들이 많아 개선안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하며, 피해자보다는 가해자가 유리한 게 저작권법이라고 모두들 입을 모으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분쟁이 계속되는 건 이 업계의 사회적 자성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설희'의 남은 연재기간과 재판기간이 겹쳐서 그게 제일 고민되기는 했지만 어떻게든 시간과 체력안배를 해가며 해야겠다. 법정 결과를 지켜봐달라"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앞서 강경옥 작가는 지난해 12월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간단히 말해 광해군 일지는 누구나 쓸 수 있는 사실이지만, 그 사건에서 파생된, '400년을 살아온 늙지 않는 사람이 현실에서 사는 법'과 '인연의 이야기'는 내가 만들어낸 '설희'의 원 구성안이다"고 밝혔다.
이에 SBS와 제작사 측은 "'설희'라는 작품을 몰랐고, 참고로 한 작품은 더더욱 아니었다"면서 "제작 과정에서 한 번 언급이라도 된 작품이면 모티브를 얻었다고 하겠지만 그조차도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별그대'는 400여 년간 조선 땅에 살아온 외계인 도민준(김수현 분)과 한류 여신 톱스타 천송이의 로맨스를 그리는 드라마. 드라마 '내조의 여왕',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박지은 작가가 집필을, 드라마 '바람의 화원', '뿌리 깊은 나무'의 장태유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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