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능의법칙', '건축학개론'의 냄새가 난다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4.01.28 17: 58

첫사랑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영화 '건축학개론'을 기억할 것이다.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이 흘러나오고 '그래, 난 누군가의 첫사랑이였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아름다웠던 첫사랑의 추억은 400만 명의 관객을 불러모으는데 성공했다. 이런 '건축학개론'의 냄새가 나는 한 편의 영화가 이제 영화 팬들을 만나러 올 예정이다. 40대 세 여자들의 솔직하고 화끈한 사랑 이야기를 다룬 '관능의 법칙'이 그 주인공.
28일 오후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첫 선을 보인 '관능의 법칙'은 '사랑'이라는 감성에 대해 전반적인 공감대를 형성시키며 극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건축학개론'이 '건축'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첫사랑'을 공감시켜냈다면 '관능의 법칙'은 40대라는 나이를 매개체로 '사랑'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
'관능의 법칙'은 일도 사랑도 섹스도 뜨겁게 하고 싶은 세 여자의 솔직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 어린 남자와 만나는 골드미스 신혜(엄정화 분)와 당당하게 원하는 도발적인 주부 미연(문소리 분), 딸 몰래 연애하는 싱글맘 해영(조민수 분)가 주인공이다.

지금이 어느 때보다 제일 잘 나간다고 믿는 세 친구들은 나름의 상처와 고민을 안고 살아가지만 지금 이 순간 만큼은 뻔뻔하게 밝히고 화끈하게 즐기며 솔직한 사랑을 그려나간다.
전반적인 시놉시스만 놓고 보자면 '관능의 법칙'과 '건축학개론'을 연관시킨 이유가 전혀 납득되지 않을 터. '건축학개론'이 첫사랑의 아이콘 수지를 탄생시키며 순수했던 사랑을 그려낸 것에 비해 '관능의 법칙'은 순수, 청순과는 거리가 멀다. 청소년관람불가이며, 때문에 베드신 역시 많다.
하지만 조금 더 깊게 두 영화를 들여다보면 비슷한 점을 발견해낼 수 있다. 두 작품 모두 '사랑'이라는 것에 대한 공감을 이뤄내고 있다는 점. '건축학개론'이 집을 지어달라 부탁하는 첫사랑의 등장으로 시작, 건축과 첫사랑을 절묘하게 결합시키며 첫사랑의 추억을 환기, 공감해낸 것처럼 '관능의 법칙'은 40대 세 여자의 각기 다른 사랑에서 시작, 결론은 사랑에 대한 전반적인 공감으로 이어지며 40대 뿐만 아니라 20대 관객들에게도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결론을 빚어낸다.
골드미스 신혜는 직장에서 만난 연하남과의 문제로 고민하지만 이는 연하남이라는 문제 보단 직장 내 연애, 이로 인한 소문 등이 기인하는 점이 크다. 이는 나이 불문,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문제. 또한 당당하게 원하는 도발적 주부 미연의 사연 같은 경우, 남자를 조금은 옥죄는 듯한 여자와 그런 여자에게서 벗어나고파 하는 남자의 모습을 코믹하게 그려내며 공감을 사기도 한다.
공감과는 거리가 멀 것 같았던 해영의 이야기 경우엔 모성애라는 부분에선 40대 여성들의 공감을,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선 전 세대 여성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이야기로 눈길을 끈다.
두 영화의 공통점이 또 하나 있다. 바로 명필름이 제작을 맡았다는 점. '건축학개론'에서 사랑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냈던 명필름은 이번 '관능의 법칙'을 통해서도 우리 모두가 알 만한 사랑, 이에서 오는 아픔 등을 그려내고 있다.
사랑엔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 40대의 사랑이라고 해서 20대와 별반 다를 것 없고 20대의 사랑이라고 해서 40대와 별반 다를 것 없다. 사랑하면 보고싶고 사랑하면 아픈 것은 모두가 그렇다. 이처럼 모든 이에게 공통되는 사랑을 다룬 '관능의 법칙'이 '건축학개론'처럼 공감대를 형성해내며 관객들을 사로잡을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사랑하기 좋은 날', '싱글즈', '뜨거운 것이 좋아', '원더풀 라디오' 등을 연출한 권칠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관능의 법칙'은 내달 1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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