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설희' 강경옥 작가가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와 법정 싸움을 예고한 가운데, 드라마 제작사 측이 "표절이 아니라는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대응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별에서 온 그대' 제작사 측은 28일 OSEN과 통화에서 "대응책을 논의 중이다. '설희' 작가가 법적인 움직임을 보일 뜻을 밝힌 만큼 이와 관련해 법무팀과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강 작가는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법적 싸움에 들어갈 의사를 보였다. 그는 "세상에 법적인 심판대 뿐 아니라 도덕적 심판대라는 것도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 오랜 작가 생활을 한 사회적 책임이란 게 일부 내게 있다고 생각했다"며 "조용하게 살고 싶은 개인적 성향을 잠시 접고 사회적 이유로 이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박지은 작가의 스토리메모는 작성시점을 규명할 수 없기 때문에 의거(어떤 사실이나 원리 따위에 근거함) 관계가 성립된다는 변호사 의견"이라며 "이제부터 ('설희'는) 콩쥐팥쥐나 신데렐라 이야기처럼 누구나 쓸 수 있는 프리웨어 버전이 됐다. 드라마 제작은 준비기간도 꽤 긴 걸로 안다. 많은 사람이 모여 회의와 의논도 할 것이고 시나리오가 나오면 많은 사람들이 볼 것이다. 그런데도 제작사의 누구도 작품의 존재를 몰랐다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분쟁이 계속되는 건 이 업계의 사회적 자성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설희'의 남은 연재기간과 재판기간이 겹쳐서 그게 제일 고민되기는 했지만 어떻게든 시간과 체력안배를 해가며 해야겠다. 법정 결과를 지켜봐달라"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앞서 강 작가는 지난해 12월 역시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별에서 온 그대'를 상대로 표절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그는 "간단히 말해 광해군 일지는 누구나 쓸 수 있는 사실이지만, 그 사건에서 파생된, '400년을 살아온 늙지 않는 사람이 현실에서 사는 법'과 '인연의 이야기'는 내가 만들어낸 '설희'의 원 구성안이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당시 SBS와 제작사 측은 "'설희'라는 작품을 몰랐고, 참고로 한 작품은 더더욱 아니었다"면서 "제작 과정에서 한 번 언급이라도 된 작품이면 모티브를 얻었다고 하겠지만 그조차도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강 작가의 주장은 사실 무근이라는 것.
이후 잠잠해졌던 표절 의혹은 이날 강 작가가 다시 글을 올리면서 불거졌다. 특히, 양측이 표절 여부를 놓고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만큼 날선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별그대'는 400여 년간 조선 땅에 살아온 외계인 도민준(김수현 분)과 한류 여신 톱스타 천송이(전지현 분)의 로맨스를 그리는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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