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당사자들끼리 만나 풀어야 한다. 홍명보(45) 감독이 직접 박지성(33, 아인트호벤)을 찾을 때까지 그의 복귀논란은 진정되기 어려워 보인다.
현재 축구대표팀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브라질 월드컵 대비 전지훈련이 한창이다. 그런데 대표팀과 관련해 가장 뜨거운 이슈는 여전히 3년 전에 은퇴한 박지성이다. 이대로 가면 브라질 월드컵이 시작되기 직전까지 박지성 복귀논란은 끊이지 않고 대표팀을 흔들 가능성이 크다.
결국 홍명보 감독은 결심을 내렸다. 그는 28일 오전훈련을 마친 뒤 오후에 취재진을 따로 불러 대표팀 숙소에서 티타임을 갖자고 요청했다. 박지성 문제를 빨리 매듭짓고, 흔들리는 대표팀을 바로 잡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홍 감독은 최근 ‘복귀가능성은 0%’라고 말했던 박지성을 의식하며 “(박)지성이 성격을 어느 정도 안다. 다만 (박지성을 만나러 가겠다고) 내가 한 말은 지킨다. 난 감독으로서 흔들림 없이 월드컵을 준비하기 위해 팀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성의 의사를 존중하되, 박지성 때문에 팀이 흔들리는 것은 막겠다는 것이다.
이어 홍 감독은 “박지성이 입장을 밝혔지만, 팬과 언론에서 (의문이) 완벽히 해소가 되지 않은 것 같다. 내가 박지성의 은퇴를 언론을 통해 알 수는 없지 않은가. 박지성이 월드컵을 뛰고 싶은지, 아니면 은퇴의사가 그대로인지 내 귀로 확인하려는 것이다.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그 자리서 (박지성의) 결론을 존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의문점이 있다. 홍명보 감독이라면 언론을 통해 박지성을 만나겠다고 밝히기 전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얼마든지 박지성의 의사를 물어볼 수 있었다. 그를 만나지도 않은 시점에서 언론에 밝히는 것은 자칫 홍 감독이 언론을 이용해 박지성의 복귀를 종용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었다. 둘이 만나 결론을 낸 다음에 언론에 밝혀도 전혀 늦지 않는 문제였다.
박지성 역시 언론을 통해 자신의 ‘복귀가능성이 0%’라고 미리 밝힌 점은 적절치 않았다. 언론을 통해 박지성을 만나겠다고 공언한 홍명보 감독에 대한 배려가 아쉬운 부분이다. 결국 홍명보 감독과 박지성은 서로 직접 만나기 전 언론인터뷰를 하면서 의혹을 스스로 증폭시킨 셈이 됐다. 홍 감독은 “박지성을 만나 결론을 짓고, 언론에 말하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자신의 지난 잘못을 인정했다.
결자해지다. 홍명보 감독은 2월 초순 미국전지훈련이 끝나면 유럽으로 날아가 지동원, 구자철 등 유럽파를 점검한다. 이후 시간을 내 박지성을 만날 예정이다. 홍 감독은 “끝까지 놓지 않는 선수는 아무도 없다. 어떤 선수도 확실한 끈은 없다”면서 박지성과 박주영을 겨냥한 발언을 했다. 홍명보 감독이 박지성을 만나는 목적은 복귀설득이 아닌 은퇴확인인 셈.
박지성 복귀논란은 홍명보 감독이 직접 박지성을 찾기 전에는 결코 해결이 되지 않는다. 박지성 논란이 지속될수록 현 대표팀에는 전혀 득될 것이 없다. 홍명보 감독은 하루라도 빨리 박지성을 만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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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미국)=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