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민, "최고선수와 룸메이트, 김태균 보고 배운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1.29 10: 40

"이 나이에 방졸입니다". 
한화 유격수 송광민(31)이 멋쩍게 웃었다. 그는 1983년생으로 한화 팀 내에서도 중고참급에 속한다. 그런데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되고 있는 스프링캠프에서 졸지에 방졸이 되고 말았다. 절친한 1년 선배 김태균(32)이 룸메이트를 권유했기 때문이었다. 
김태균은 구단에서 1인1실을 제안했지만 이를 거절하는 대신 송광민과 2인1실을 쓰기로 했다. 혼자 지내는 것보다 절친한 후배와 한 방을 쓰는 게 즐겁기 때문이었다. 송광민은 "태균이형이 같이 하자는데 거절할 수 없었다. 이 나이에 방졸"이라며 웃은 뒤 "하지만 태균이형과 함께 같은 방을 쓰며 배우는 게 많다"고 말했다. 

송광민은 "치는 것부터 시작해서 여러가지로 궁금한 게 있으면 그때 그때 바로 태균이형에게 물어본다. 우리나라 최고 선수 아닌가. 생활하는 것부터 보고 배울게 많은 선배"라고 말했다. 김태균은 방안에서도 쉬지 않고 움직이면서 무언가가 떠오를 때마다 가상의 타격 훈련할 정도로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지 않는 학구파다. 
이 같은 김태균의 모습을 바로 곁에서 지켜보며 송광민도 자극을 받을 수밖에 없다. 훈련에서도 같은 조에 편성돼 한시도 떨어지지 않는다. 야간훈련도 송광민은 김태균-정근우와 짝지어 움직이며 최고의 선수들에게 조금이라도 배움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만큼 배움의 의지로 똘똘 뭉쳐 있다. 
송광민은 "캠프에 들어온 뒤 생각한 대로 훈련이 이뤄지고 있다. 수비도 작년보다 확실히 힘이 붙었고, 발놀림·핸들링·송구도 제대로 만들어가는 단계"라며 "타격에서도 코치님들의 지적대로 상체의 움직임을 잡고 공에 따라나가지 않게끔 보완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송광민은 올해 한화 전력의 키포인트다. 먼저 수비의 핵심이라는 주전 유격수를 맡고 있다. 지난해 시즌 중 소집해제된 후 곧바로 3루수 대신 유격수로 기용됐는데도 기대이상 적응력을 보여줬다. 올해는 캠프때부터 착실하게 준비한다. 강석천 수비코치는 "유격수다운 힘이 붙었다"고 평가했다. 
게다가 일발 장타력을 갖춘 방망이도 중심타선을 뒷받침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송광민이 6~7번 타순에 배치돼 방망이 실력을 보여주면 한화 타선의 화력은 배가 된다. 과거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부활도 꿈이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마음가짐이다. 그는 "여전히 야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군문제로 인해 3년간 공백기를 가졌던 그에게는 아직도 야구의 배고픔이 남아있다. 풀타임 시즌이 될 올해는 그 울분을 제대로 표출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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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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