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메이저리그 출신 좌완 투수 앤드루 앨버스(29)를 영입했다. 일찌감치 한화행 소식이 나온 앨버스이기에 놀랍지 않은 소식이다. 그보다 더 관심을 모은 건 그의 계약 내용이었다.
한화는 29일 앨버스와 계약 사실을 공식 발표하며 계약금 10만 달러와 연봉 70만 달러 등 총액 80만 달러라고 밝혔다. 지난 14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에서 외국인선수 연봉 상한선 30만 달러 제도를 폐지하게 됨에 따라 한화의 앨버스가 첫 케이스로 계약이 이뤄졌다.
한화는 앨버스와 계약을 총액 80만 달러로 알렸다. 이전까지 30만 달러가 상한선이었는데 세 배에 달하는 몸값을 공식 발표했다. 이는 앨버스의 전 소속팀이었던 미네소타 트윈스 지역 언론에서 예상한 여섯 자리 후반의 액수라는 것과 거의 일치한다.

최근 프로야구 특징 중 하나가 바로 계약의 축소 발표다. 지난 몇 년간 FA 시장이 크게 활성화되며 선수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여론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공식 발표 액수를 낮추는 분위기가 생겼다. 이른바 '다운 계약서'가 암암리에 관례화된 것이다.
하지만 한화는 숨김없이 사실 그대로 계약 액수를 공개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축소 발표를 하는 건 어렵지 않지만, 구단에서는 있는 그대로 사실을 알리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숨기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어차피 해외 언론을 통해서도 알려질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화의 앨버스 80만 달러 발표는 향후 외국인선수 몸값에 있어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 관계자는 "우리가 첫 사례이기 때문에 다른 팀들에게도 향후 기준이 된다는 점도 고려했다. 우리가 첫 시작을 잘 끊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축소 발표할 경우 오히려 의혹만 커지고 전체적으로 봤을 때 좋을 게 없다는 판단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적료는 미네소타 구단과 합의하에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한화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이적료도 선수의 몸값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하지만 이적료는 구단과 구단의 문제이기 때문에 선수 몸값으로 보는 시각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한화의 80만 달러 총액 공개로 앨버스는 역대 한국프로야구 외국인선수 최고 몸값을 경신하며 한국 무대에 새롭게 진출했다. 외국인선수 몸값이 현실화되게 됨에 따라 프로야구도 한층 투명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waw@osen.co.kr
MLB 사무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