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Sparta!’ 영화 ‘300’에나 나올 것 같은 일당백의 전사들이 태극전사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총출동한다.
홍명보(45)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8일 미국에서 치르는 두 번째 평가전을 위해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 입성했다. 한낮에 영상 26도가 넘는 LA의 쾌청한 날씨에 익숙했던 선수들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비명을 질렀다. 현재 샌안토니오는 영하 4도까지 기온이 내려가는 쌀쌀한 날씨다. 얇은 트레이닝복 차림이었던 선수들은 두꺼운 점퍼를 꺼내입었다.
얼음장처럼 차가웠던 선수들의 마음은 이내 눈 녹듯 녹아내렸다. 홍명보호를 응원하기 위해 한국의 교민들이 샌안토니오 국제공항까지 직접 마중을 나왔기 때문이다. 홍명보 감독은 선수들보다 많은 인기를 자랑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홍 감독과 사진을 찍으려고 난리였다.

코스타리카전 골의 주인공 김신욱은 특별히 멕시코 ‘텔레비사’ 방송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신욱을 아는지 물었더니 멕시코 기자는 “어떤 선수인지 잘 모른다. 멕시코전 각오를 물어봤다”면서 웃었다. 196cm의 장신에 독특한 헤어스타일을 갖춘 김신욱은 어디서든 튀는 존재였다.

텍사스에는 약 16만 명의 많은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나 뉴욕주만큼은 아니지만 미국에서 한인이 많은 편이다. 최근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한 메이저리그의 추신수 또한 텍사스에 교민이 많아 살기 편하다는 것을 이적의 한 이유로 들었다.
교민들에 따르면 이번 국가대표축구 평가전에 약 1000명이 넘는 한인들이 모일 것으로 알려졌다. 샌안토니오는 물론, 차로 3시간 거리인 휴스턴에서도 한인들이 대거 몰릴 예정이다. 심지어 자동차로 5시간이 넘게 걸리는 달라스, 포트워스 등 텍사스 북쪽지역에서도 한인들이 올 예정이라고 한다.
텍사스주의 면적은 약 68만㎢로 한반도(약 22만㎢)의 세 배가 넘는다. 한국대표팀의 경기를 보기 위해 장거리 운전을 마다않는 열성적인 한인들이 많다. 공항에 마중나온 한 한인은 “미국에서 한국대표팀의 축구경기를 보기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설날을 맞아 한국이 꼭 멕시코를 꺾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미국 안의 멕시코’ 샌안토니오는 사실상 멕시코 홈이나 마찬가지다. 멕시코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이미 5만석 이상의 표가 매진됐다고 한다. 이는 한인응원단의 50배가 넘는 규모다. 불리한 여건속에서 싸워야 할 태극전사들 만큼이나 한인들과 멕시코사람들의 장외응원전도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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