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미스코리아’, 누가 뭐래도 이 드라마 본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1.30 09: 03

MBC 수목드라마 ‘미스코리아’가 상상하지도 못했던 극적인 장치로 시청자들을 또 한번 탄복하게 만들었다. 미스코리아 대회에 목숨을 걸고 덤비는 청춘들의 치열한 꿈을 집어넣은 이 드라마가 예상하지 못한 전개로 긴장감을 유발한 것. 경쟁 드라마가 시청률 30%를 넘본다고 해도, 이 드라마가 호평 일색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미스코리아’는 지난 29일 방송된 13회에서 미스코리아 본선 대회를 앞두고 대회를 둘러싼 비리로 인해 오지영(이연희 분)을 비롯한 참가자들의 꿈이 꺾일 위기에 처하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지영은 잊고 살았던 꿈을 찾기 위해 미스코리아가 되기로 결심했고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지영을 돕는 첫사랑이자 현재 진행형의 연인 김형준(이선균 분)은 회사를 살리고 지영을 사랑해서 미스코리아 대회에 모든 것을 걸었다.

하지만 현실은 자신의 출세를 위해 혼외자녀인 김재희(고성희 분)를 대회에서 떨어뜨려야 하는 국회의원의 입김에 휘둘리는 지극히 있을 법한 갈등이 벌어지고 있었다. 서울 출신인 재희에게 상을 주지 않기 위해 강원도 출신 심사위원으로 꾸려졌다. 결국 같은 서울 출신인 지영도 위기에 봉착했다. 이날 방송은 전야제에서 초대 연예인에게 꽃을 받지 못하면 본선 15위 안에 들지 못한다는 소문이 난무한 가운데 재희와 지영이 리허설에서 꽃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아직 대회가 치러지지 않았지만 리허설만으로도 정정당당한 경쟁을 방해하는 숨은 세력이 있다는 것을 직감하게 했다. 지영이 미스코리아에 출전한 이후 이 같은 생채기는 매회 반복되고 있다. 돈도 없고 든든한 배경도 없으며 더욱이 사랑하는 남자 형준을 지키기 위해 주최 측의 협찬사인 바다 화장품 광고모델까지 거부한 지영은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재희로 인해 불공정한 대회가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영의 눈에는 눈물이 마를 날이 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 드라마가 미스코리아 대회를 배경으로 두 청춘남녀의 사랑과 꿈을 쫓아가는 과정을 담는 까닭에 대회 진행 과정에서 갈등이 산재할 것이라는 예상은 충분히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영의 라이벌인 재희의 배경으로 인해 갈등이 발생하고, 대회 리허설을 둘러싼 소문이라는 암시 장치를 사용한 것은 갈등의 극적인 요소를 높이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드라마 제작진이 골머리를 쌓으며 기획을 하고 있다는 것을, 한 장면 한 장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설득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흡인력 있는 전개를 보이고 있는 것. 이미 앞서 지영을 괴롭혔던 참가자를 탈락시키는 과정에서 엿기름물이라는 암시 장치를 사용해 쫄깃한 전개를 보였던 이 드라마는 흔하지 않으면서도 몰입도 높은 전개 방식으로 시청자들을 드라마에 붙들고 있다.
지영과 형준이 미스코리아 대회라는 녹록치 않은 현실을 대변하는 축소판에서 아우성거리면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습은 이처럼 툭툭 튀어나오는 극적인 요소로 인해 더욱 흥미롭게 만들고 있다. 덕분에 경쟁 드라마인 SBS ‘별에서 온 그대’가 워낙 막강한 화력을 내뿜고 있어도 ‘누가 뭐래도 이 드라마를 본다’는 열혈 시청자들을 양산하고 있다. 시청률로 판가름이 되는 방송 세계에서 ‘미스코리아’가 묵묵히 걷고 있는 길을 응원하는 이들이 오늘도 리모컨을 이 드라마에 고정하고 있는 중이다.
jmpyo@osen.co.kr
‘미스코리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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