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생존 경쟁이 막올랐다.
올해 한화의 관건은 역시 투수력이다. 그 중에도 선발진이 팀 운명을 가를 최대 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 투수 앤드루 앨버스와 케일럽 클레이를 영입했지만 남은 세 자리는 아직 미완성이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되고 있는 스프링캠프부터 연습경기와 시범경기까지 경쟁을 통해 자리의 주인들이 가려질 예정이다.
한화 김응룡 감독은 "선발은 아직 백지상태다. 이닝을 많이 던지며 실점을 적게 할 수 있는 투수가 필요하다"고 선발 진입 조건을 내세웠다. 정민철 투수코치도 선발투수가 될 수 있는 기준으로 "일관성을 가장 중요하게 볼 것이다. 일관성이 있어야 선발로 경기에 투입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발 후보는 총 10명으로 추려졌다. 외국인 투수 앨버스와 클레이 포함해 국내 투수로는 안영명·송창현·유창식·이동걸·이태양·윤근영·조지훈·구본범이 그 주인공. 다섯 자리를 놓고 10명이 경쟁하고 있으니 경쟁률은 2대1이다. 외국인 2명을 제외하면 남은 세 자리를 두고 8명의 토종 투수가 경쟁하는 구도다.
정민철 투수코치는 "선발투수 후보들은 시범경기 때까지 꾸준하게 기회를 주며 경쟁을 붙일 생각이다. 감독님 생각도 같다"며 "외국인 투수 2명에 송창현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부상 등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여러 명의 선발투수 후보들을 준비시켜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선발 후보들은 벌써 불펜피칭으로 100개의 투구수를 채울 정도로 준비가 빠르다.
정민철 투수코치는 "투구 개수가 늘어난 건 단순히 페이스를 빨리 끌어올리기 위함이 아니다. 2년 전 처음으로 메인 투수코치로 캠프를 이끌었을 때 시행착오가 있었다. 당시 캠프에서는 투수들에게 스스로 컨디션 좋다고 생각되는 날 불펜피칭 날짜를 정하게끔 했는데 이제는 스케쥴에 맞춰 진행한다. 정해진 날짜에 개수를 지키며 전체적인 개수를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코치는 경쟁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팀은 류현진이라는 큰 선수에게 의존했고, 그가 빠진 뒤에도 내부 경쟁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동기부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라고 진단한 뒤 "캠프 때부터 선발로 준비하며 왜 집중해야 하는 알아야 한다. 경쟁을 통해 스스로 깨달아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이어 정 코치는 "컨디셔닝 훈련부터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투구할 준비가 제대로 되어있어야 한다. 냉정하게 볼 때 그동안 우리팀 투수들은 정체돼 있었다. 이제는 끝까지 치열하게 경쟁하며 스스로 치고올라갈때"라고 거듭 강조했다. 치열한 선발투수 진입 싸움은 한화 투수진 경쟁력 강화의 시작점이다. 이제 그 막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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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명-송창현-유창식-이태양-구본범. 오키나와=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