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재진입을 걸고 묵묵히 땀을 흘리고 있는 SK가 전지훈련에서 좋은 소식을 연이어 맞이하고 있다. 이리저리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투수들이 쾌조의 출발을 보이고 있고 외국인 투수들의 준비 상황도 좋다는 소식이다. ‘투수 왕국’ 재건이 기초공사를 시작한 모습이다.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부터 미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히스토릭 다저타운에 1차 전지훈련 캠프를 차린 SK는 진지한 훈련 분위기 속에 다가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예년에 비하면 확실히 훈련 분위기가 좋아졌다는 것이 현지 관계자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달라진 것은 또 있다. 바로 주축 투수들의 몸 상태다.
SK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나섰다. 그 중심에는 ‘벌떼야구’로 대변되는 강력한 투수력이 있었다. 그러나 많은 투수들이 시즌에 총력을 기울이는 바람에 정작 시즌을 준비해야 할 겨울에는 재활에 매달리는 일이 반복됐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올해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에이스 김광현을 비롯한 주축 투수들이 아픈 곳 없이 정상적인 일정을 소화하고 있어서다.

매년 이맘때 어깨 등 재활 훈련에 매진해야 했던 김광현은 26일 오전 올해 첫 불펜피칭을 소화했다. 근래 들어 가장 빠른 페이스다. 몸 상태가 좋아 원래 더 빨리 불펜피칭을 할 수도 있었지만 코칭스태프와의 상의 끝에 일정을 늦춘 것이 이 정도다. 첫 불펜피칭에서 37개의 공을 던진 김광현은 “전체적으로 양호한 불펜피칭이라고 생각한다. 직구와 변화구가 모두 괜찮았다”라면서 “몸도 생각보다 가볍다”라고 미소지었다.
지난해 플로리다 전지훈련에서 팔뚝에 공을 맞는 부상을 당해 시즌 출발이 늦었던 윤희상도 이날 김광현과 같이 불펜피칭을 소화했다. 우완 에이스인 윤희상은 지난해 후반기 뛰어난 활약을 선보이며 올 시즌에 대한 기대치를 키우고 있다. 역시 몸 상태가 좋아 페이스를 순조롭게 끌어올리고 있다.
마무리 박희수도 묵묵하게 훈련에 매진하며 좋은 컨디션을 알리고 있다. 현지의 한 관계자는 “박희수도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다. 작년보다 분위기가 좋다”라고 전했다. 그 외 박정배 임경완도 불펜피칭을 실시하며 겨우 내내 착실히 만든 몸 상태를 과시하고 있다.
한편 두 외국인 투수(조조 레이예스, 로스 울프)는 벌써 두 차례 불펜피칭을 마무리하며 기대치를 키우고 있다. 울프는 이미 충분히 몸을 만든 상황에서 캠프에 합류했다. 몸쪽 승부가 좋고 공끝이 지저분해 한국에서도 통할 기량이라는 것이 SK 코칭스태프의 판단이다. 지난해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8승을 거뒀던 레이예스도 주무기인 슬라이더 외에 체인지업을 가다듬는 등 업그레이드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SK 마운드의 주축으로 올 시즌을 끌고 나갈 선수들이다. 김광현, 윤희상, 레이예스, 울프는 선발진을 이룰 선수들이다. 모두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할 수 있는 능력들을 지녔다. 지난해 팔꿈치가 좋지 않아 시즌 출발이 늦었던 박희수도 마무리 2년차를 맞이하는 만큼 한결 더 안정적인 투구가 기대되고 있다. 박정배 임경완은 필승조에서 뛰어야 할 선수들. 충분한 능력들을 가진 선수인 만큼 몸 상태만 좋다면 일익을 기대할 수 있다. SK의 플로리다 캠프가 좋은 소식과 함께 반환점을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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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