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 실수’ 김승규, 정성룡과 경쟁은 현재진행형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1.30 13: 00

누구도 브라질 월드컵에서 주전자리가 보장된 선수는 없다. 골키퍼 포지션도 마찬가지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 위치한 알라모돔에서 벌어진 멕시코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알란 풀리도에게 세 골을 허용하며 0-4로 완패를 당했다.   
골키퍼 김승규(24, 울산)는 1-0으로 승리한 지난 26일 코스타리카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했다. 한국이 무실점으로 막은 코스타리카전은 김승규를 시험해볼 기회가 거의 없었다. 김승규가 멕시코전까지 장갑을 끼면서 홍명보호의 주전골키퍼자리를 굳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이 힘을 얻었다.

김승규는 미국전지훈련에서도 가장 성실하게 운동하기로 소문이 났다. 새벽에도 개인훈련을 자청할 정도였다. 컨디션이 좋은 김승규는 멕시코전에서도 장갑을 꼈다. 하지만 골키퍼는 월드컵처럼 큰 무대서 뛰려면 경기경험도 갖춰야 한다. 정성룡(30, 수원)이 김승규에게 앞서는 부분이다. 김승규는 코스타리카전이 끝난 뒤 "(정)성룡이 형은 월드컵을 뛴 선수지만 난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면서 고개를 낮췄다.
멕시코전 김승규는 평소답지 않았다. 전반 34분 코너킥 상황에서 김승규는 넘어오는 공을 펀칭으로 처리하지 못했다. 수비수가 걷어내지 못했다면 바로 실점이 되는 상황이었다. 김승규의 명백한 실수였다.
전반 37분 페랄타에게 내준 첫 실점은 김승규가 어쩔 수 없었다. 김승규가 못 막았다기보다 180도 터닝슛을 날린 페랄타의 동물적 감각이 뛰어났다. 전반 추가시간 문전혼전상황에서 김승규는 풀리도에게 두 번째 골을 내줬다. 수비수들의 호흡이 맞지 않아 실점의 원인을 제공했다. 풀리도는 후반 41분과 45분 두 골을 더 넣어 멕시코의 4-0 완승을 이끌었다.  
이날 알라모돔에는 5만 4313명의 관중들이 왔다. 약 1000여 명의 교민들을 제외하면 전부 멕시코 팬들이었다. 이들은 특히 김승규가 골킥을 찰 때마다 멕시코 팬들은 일제히 함성을 질러 실수를 유도했다. 김승규는 전반적으로 침착하게 경기를 풀었다. 하지만 간혹 낯선 상황에서 분위기를 이겨내지 못한 장면도 나왔다.
홍명보호의 주전골키퍼 경쟁은 현재진행형이다. 김승규와 정성룡 모두 각자의 장단점을 갖고 있다. 과연 오는 2일 펼쳐지는 미국전에서는 누가 수문장을 맡을까. 두 선수의 보이지 않는 경쟁이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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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안토니오(미국)=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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