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욕의 0-4 완패, 멕시코 5만 함성에 압도당한 홍명보호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4.01.30 13: 08

홍명보호가 멕시코에게 치욕의 완패를 당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 위치한 알라모돔에서 벌어진 멕시코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알란 풀리도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0-4로 완패를 당했다. 홍명보호는 경기 내내 수비에서 치명적 약점을 노출하며 한계를 보였다.   
경기가 열린 샌안토니오는 멕시코 국경에서 차로 두 시간 거리에 있다. 인구의 62%가 멕시코계통이다. 국적은 미국이지만 멕시코출신들이 대부분이다. 이날 5만 4313명의 관중들 중 1000여 명의 교민들을 제외하면 전부 멕시코를 응원하는 사람들이었다.

경기시작 2시간 전부터 알라모돔 주변은 인산인해였다. 멕시코 특유의 음악이 흘러나오며 곳곳에서 멕시칸 음식을 즐겨먹는 무리들이 보였다. 멕시코 응원단은 경기 전부터 파도타기를 하면서 분위기를 주도했다. 멕시코 선수들이 성호를 그으며 입장하자 경기장 천장이 내려앉을 분위기였다. 반면 한국이 들어서자 일제히 야유가 쏟아졌다.
멕시코 응원단은 페트병에 구슬을 넣어 돌리는 등 워낙 시끄럽게 응원을 했다. 여기에 돔구장의 특성상 소리가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못했다. 김승규가 골킥을 찰 때마다 타이밍에 맞춰 함성과 야유가 쏟아졌다. 한국선수들이 느끼는 심리적 압박은 대단했다.
멕시코는 페랄타와 풀리도의 연속골로 전반전부터 2-0으로 앞서나갔다. 후반전에는 멕시코의 국민가요에 맞춰 5만 명이 떼창을 했다. 마치 사직야구장에서 ‘부산갈매기’를 부르는 광경과 흡사했다. 경기는 멕시코의 4-0 대승으로 끝났다. 멕시코 팬들은 한동안 경기장을 떠나지 않으며 흥을 즐겼다. 경기장 바깥에서는 바비큐 파티가 벌어졌다.
반면 충격의 완패를 당한 태극전사들은 결국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교민들을 볼 면목이 없었다. 홍명보호는 월드컵에서 이보다 더 어려운 환경을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 4골차 완패는 아쉽지만 홍명보호에게 좋은 예방주사가 된 멕시코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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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안토니오(미국)=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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